조당집(祖堂集)

본인(本仁) 화상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1:37
 

 

 

본인(本仁) 화상

  

  동산(洞山)의 법을 이었고, 고안현(高安縣)에 살았다. 선사가 처음엔 절서(浙西)에서 머물렀는데 잠깐 사이에 법석이 가득해졌다. 나중에 대중을 피해 제방으로 행각(行脚)하면서 현묘한 말씀을 속으로 숨겼으나 참도들은 가는 곳마다 뒤를 따랐다. 천복(天復) 연간에 고안현(高安縣)의 백수선원(白水禪院)에서 몇 해를 지내는 동안 대중이 2백 혹은 3백에 이르렀다. 

  

  경청(鏡淸)이 행각하다가 선사에게 이르렀는데, 선사가 물었다.

  "날씨가 매우 춥구나 도자(道者)여!"

  "그렇습니다."

  "깔고 덮고 할 것은 있는가?"

  "설사 있어도 펼 재주가 없습니다." 

  이에 선사가 말했다. 

  "설사 물 한 방울방울이 금방 얼어붙는다 하더라도 남과는 상관이 없다."

  "방울 물이 얼음이 되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러하니라."

  "이 사람의 뜻이 어떠합니까?" 

  "이 사람은 뜻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이 사람이 뜻에 떨어지지 않았단 말입니까?"

  선사가 말하였다.

  "높은 산마루 위에서 그대와 겨룰 이가 없구나."

  

  홍주(洪州) 서산(西山)의 여러 행자들이 와서 물었다.

  "오늘은 딴 일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스님께 가르침을 구하고자 합니다." 

  선사가 말했다.

  "그대들 모두 가르침을 구하는가?"

  "그렇습니다."

  

  "나더러 분부해 달라 하는데 누가 받겠는가?"

  

  선사가 열반에 들 즈음에 먼저 여러 곳의 사람들에게 하직을 고하니, 사람들이 모두가 슬피 울면서 "그 분이 떠나신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에 공양을 마련하여 공양을 마치자 종을 쳐서 대중을 모아 놓고 향을 피웠다. 승속(僧俗)이 둘러싼 가운데 선사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는데 향이 다 타자 단엄하게 입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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