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오암(烏岩) 화상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1:57
 

 

 

오암(烏岩) 화상

  

  암두(巖頭)의 법을 이었다. 선사의 휘(諱)는 사언(師彦)이니, 행장을 보지 못해서 그의 생애를 기록할 수 없다. 

  


  어떤 이가 물었다.

  "머리 위에서 보배 일산이 나타나고 발 밑에서 구름이 생길 때는 어떠합니까?"

  "항쇄를 쓰고 족쇄를 찬 놈이니라."

  "머리 위에 보배 일산이 나타나지 않고 발 밑에 구름이 나지 않을 때는 어떠합니까?"

  "아직도 수갑[杻]을 차고 있느니라."

  "끝내의 일은 어떠합니까?"

  "공양을 든 뒤엔 나른해지니라."

  "어찌 하늘이 덮지 못하고 땅이 싣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덮이고 실리느니라."

  "만일 오암이 아니었다면 당할 뻔하였습니다." 

  이에 선사께서 "사언아" 하고 이름을 불렀다.

  "어떤 것이 부처님들이 몸을 내신 곳입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갈대꽃은 바다 밑에 잠기고, 겁석(劫石)은 따사로운 봄을 맞는다. 불꽃은 영원히 흐르는 물 같으니 부처님께서는 여기서 나타나신다."

  

  선사께서 이러한 질문을 폈다. 

  "온 시방 세계가 오직 한 사람에게 속했나니, 만일 다급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연락을 취하겠는가?"

  이에 광리 화상이 대답했다. 

  "그대가 아무리 세계를 뭉그러뜨려도 그 사람은 조금도 그대를 기특하게 여기지 않는다."

  보은은 이렇게 대답했다.

  "만일 화상을 용두사미라 하여도 그 역시 눈먼 놈일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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