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제 희운(斷際希運:?~856)스님이 처음 낙양에서 걸식하고 돌아다닐 때, 바릿대를 두드리며 염불하자 한 노파가 가시나무 사립문 사이로 나오며 “해도 너무나 염치가 없구나!” 하였다.
스님이 “당신은 시주는 하지도 않고 어째서 도리어 나더러 염치없다 하는가?” 라고 하니, 그 노파는 웃으면서 사립문을 닫았다.
스님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들어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을 많이 들었다.
헤어지려는 차에 그 노파는 “강서(江西) 남창현(南昌縣)의 마조 도일(馬祖道一:709~788)스님을 찾아뵙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스님이 강서 지방에 이르렀을 때는 마조스님이 이미 입적한 뒤였다.
석문산(石門山)에 그의 부도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마침내 그곳을 찾아가 절을 올렸는데, 당시 대지(大智:749~814, 百丈懷海, 馬祖道一의 법을 이음) 스님이 부도 곁에 토굴을 짓고 살았다.
스님은 먼 곳에서 찾아온 까닭을 말하고 평소 힘을 얻었던 일을 들려달라고 청하자 대지스님은 ‘할 한번에 사흘 동안 귀머거리가 되었던[喝三日聾]’ 일을 들려 주었다.
그러자 스님은 깜짝 놀라 혀를 내둘렀다.
그 후 오랫동안 교류하였고, 노년에는 다시 신오(新吳) 백장산(百丈山)으로 옮겨 살게 되었는데 그 시기를 살펴보면 노파가 죽은 지 오랜 뒤였다.
그런데도 「송고승전」에서는 “노파가 단제스님의 성도를 빌며 백장스님을 만났다”고 하니 잘못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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