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安: 582~709)국사가 말하였다.
“「금강경」의 ‘머무는 바 없이 마땅히 그 마음이 난다〔應無所住而生其心〕’고 한 가운데
‘머무는 바 없는 것’이란
색에도 머물지 않고 소리에도 머물지 않으며,
미혹에도 머물지 않고 깨달음에도 머물지 않으며,
체(體)에도 머물지 않고 용(用)에도 머물지 않음이다.
‘그 마음이 난다’라는 말은,
일체 법 그대로에서 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선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선이 나타나고,
악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악이 나타나서 본심은 숨어버리게 되니,
머무는 바 없으면 시방 세계가 오로지 한 마음일 뿐이다.”
그러므로 조계스님의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깃발이 나부끼는 것도 아니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라는 말씀을 진실로 알 수 있겠다.
또한 수산주(修山主: 紹修, 唐末五代 때 사람)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바람 부니 마음이 나무를 흔들고
구름이 피어나니 성품이 티끌을 일으킨다
오늘의 일을 밝히려 하면
본래의 사람을 어둡게 하리라.
風動心搖樹 雲生性起塵
若明今日事 暗却本來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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