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32.머무는대로 나타나는 선과 악 / 노안(老安)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1:05

 

 

 

노안(老安: 582~709)국사가 말하였다.

   “「금강경」의 ‘머무는 바 없이 마땅히 그 마음이 난다〔應無所住而生其心〕’고 한 가운데

‘머무는 바 없는 것’이란

색에도 머물지 않고 소리에도 머물지 않으며,

미혹에도 머물지 않고 깨달음에도 머물지 않으며,

체(體)에도 머물지 않고 용(用)에도 머물지 않음이다.  

 

‘그 마음이 난다’라는 말은,

일체 법 그대로에서 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선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선이 나타나고,

악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악이 나타나서 본심은 숨어버리게 되니,

머무는 바 없으면 시방 세계가 오로지 한 마음일 뿐이다.”

 

   그러므로 조계스님의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깃발이 나부끼는 것도 아니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라는 말씀을 진실로 알 수 있겠다.

   또한 수산주(修山主: 紹修, 唐末五代 때 사람)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바람 부니 마음이 나무를 흔들고

     구름이 피어나니 성품이 티끌을 일으킨다

     오늘의 일을 밝히려 하면

     본래의 사람을 어둡게 하리라. 

 

     風動心搖樹    雲生性起塵

     若明今日事    暗却本來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