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52. 무착스님의 「금강반야론」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3:28

 

 

 

「금강반야경」에 말하였다.

   “나의 설법을 뗏목에 비유할 수 있으니 법마저도 버려야 하는데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랴.”

  이에 대해 주석을 붙인 인도와 중국의 성현은 무려 천여 명이나 되지만 무착(無著)스님만큼 부처님의 뜻을 잘 드러낸 분은 없었고,

쌍림(雙林)스님이 다시 그 주석에 설명을 붙임으로써 무착스님은 법을 설하는 법신〔言說法身〕이라 여겨지게 되었다.

 

   그 뜻은 다음과 같다.

   “뗏목이란 언설(言說)을 비유한 것이니 많은 사람들이 모두 말을 사용하지만 부류가 다른 것처럼 뗏목도 강물 위를 떠가는 것이지만 실제로 머물지 않는 것과 같다.

법이 아닌 것은 앙편에 치우침〔二邊〕이다.   

뗏목에 있다 해도 가깝지 않은데 어떻게 양편〔二邊〕에 머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야...’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쌍림스님은 이 주석에 대하여 게를 지었다.

 

   강을 건너려면 모름지기 뗏목이 있어야 하지만

   언덕에 이르면 배는 필요없는 법

   아집이나 법집을 모두 집착이라 이름하지만

   이치를 깨달으면 뉘라서 힘들게 설명을 하랴

   물 한가운데 이미 빠진 사람에게

   누가 두 언덕이 있다고 말하는가

   ‘유. 무’ 가운데 한쪽을 선택한다면

   곧 마음이 더럽혀지리라.

 

   渡河須用筏    到岸不須船

   人法俱名執    悟理誰勞詮

   中流仍被溺    誰論在二邊

   有無如取一    卽被汚心田

 

   그러므로 조동종의 종지에는 ‘뒤섞지 말지니 유(類)가 다르기 때문이다〔混不得類不齊〕’라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