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 육조(曹溪六朝)스님은 몸을 숨기고 천민들과 뒤섞여 살며 장사치나 농민들과 16년이나 함께 일하였다.
그리하여 천민이나 어부나 장사치나 부엌일하는 아낙네까지 그를 따르며,
너나하며 스스럼없이 부르는 사이가 되었다.
덕이 세인에게 미치고 도가 천하에 펴지자 역대의 많은 천자도 부득이 그를 스승삼고 벗삼게 되었다.
그는 성현의 경지에 있었으므로 귀천을 알지 못하였다.
그런데「송고승전(宋高僧轉)」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자가 스님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끝내 가지 않으시고
‘내가 보잘것없게 생겼으니 북쪽 사람들이 나를 보게 되면 반드시 불법을 가볍게 여길 것이다’
고 하였다.”
그런데 이 말을 과연 조사의 말씀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어질지 못한 자의 말이다.
지극히 도가 높은 스님이 어찌 얼굴 모습으로 근심을 하였겠는가?
더구나 스님께서는 선천적으로 도인의 풍채를 타고 나셔서 자비심으로 만물을 다스리신 분인데 그 정도의 자신이 없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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