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73. 네 가지의 장봉 / 달관(達觀)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5:42

 

 

 

달관(達觀 : 1138~1212)스님은 일찍이 뜻〔義理〕을 묻지 않는 납자를 속으로 비웃어 왔다.   

예를 들면 선종에는 네 가지의 비밀스런 방편〔四藏鋒〕이 있으니,

이치를 깨달음〔就理〕,

일을 깨달음〔就事〕,

이치와 일을 동시에 깨달음〔入就〕,

일과 이치를 동시에 벗어남〔出就〕를 말한다.   

 

그런데 그들은 글자는 보지도 않고서 ‘취리(就理)’를 ‘수리(袖裏)’로, ‘출취(出就)’를 ‘출수(出袖)’로, ‘입취(入就)’를 ‘입수(入袖)’로 바꾸어 썼으며,

‘취사(就事)’만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부르고 있다.    

오늘날의 「덕산사가록(德山四家錄)」에도 모두 이렇게 적혀 있어 후학으로 하여금 큰스님들의 소매 속에는 반드시 출입하고 왕래하는 어떤 물건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케 하였으니,

매우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회당(晦堂) 노스님은 정진하고 않고 빈둥대는 납자를 보면,

“저 사람은 출가할 때 「팔양경(八陽經)」 읽는 자를 스승으로 삼았을 것이다”

라고 비웃어주었으니 그 말씀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