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靈源)스님이 나에게 말하였다.
“팽기자(彭器資)는 큰스님을 만날 때마다 반드시 ‘도인은 임종에 이르러 자유자재하는 자가 많으며 더러는 분명한 종지를 보이는 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 일을 들려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묻고는 간혹 부질없이 답하는 자가 있으면 속으로 그를 비웃었다.
그는 만년에 분강(湓江) 태수로 있으면서 극진한 예의를 갖춰 회당(晦堂) 노스님을 초대하니,
노스님이 관사에 이르자 아침 저녁으로 도를 물었는데 어느 땐가 조용히 노스님에게 또 다시 그 문제를 물었다.
“임종할 때 과연 깊은 종지가 있습니까?”
“있지!”
“그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그대가 죽을 때 말해주지!”
이 말에 팽기자는 자기도 모르게 일어서며 말하였다.
“이 일에 대해서 스님에게 처음 들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음미해 보고 감탄한 나머지 게를 지었다.
마조(馬祖)스님은 도반이 있으면 올 것이라 하고
팽공에게는 죽을 때 일러준다 하였네
곤한 잠자리에 이가 물기에
손 가는 대로 잡고 보니 벼룩이로군!
馬祖有伴則來 彭公死時卽道
睡裏蝨子咬人 信手摸得革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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