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본적선사 탐장(曹山 本寂禪師 耽章)스님께서 말하였다.
“정명식(正命食)* 을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세 가지 떨어짐〔三種墮 : 墮는 자재하다는 뜻〕’이 있다.
첫째는 짐승으로 몸을 바꾸는 것이며,
둘째는 소리와 색을 끊지 않음이며,
셋째는 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자 당시 법회에서 성긴 베옷을 입고 있던 선승이 물었다.
“짐승으로 몸을 바꾼다 함은 어디에 떨어짐입니까?”
“종류에 떨어짐〔類墮〕이니라.”
“소리와 색을 끊지 않는 것은 어디에 떨어짐입니까?”
“딸려가는 떨어짐〔隨墮〕이니라.”
“밥을 받지 않는 것은 어디에 떨어짐입니까?”
“존귀에 떨어짐〔尊貴墮〕이니라.”
이어서 그 요점을 거론하였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람 본분의 일이다.
본분의 일인 줄 알면서도 취하지 않으므로 이를 ‘존귀에 떨어짐〔尊貴墮〕’이라 한다.
만일 ‘처음 마음〔初心〕’에 집착하면 자기와 성인의 지위가 따로 있는 줄 알기에 ‘종류에 떨어짐〔類墮〕’이라 한다.
처음 마음을 가질 때는 자기가 있다고 자각하다가도 회광반조(回光返照)할 때에는 소리. 색. 향기. 맛. 감촉. 법을 물리치고 평안하고 조용한 것으로 공부를 이루었다가 뒤에 가서는 다시 6진(六塵) 등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부분적으로 어두워져서 그대로 내버려두면 막히게 된다.
이것이 「유마경」에서 말한 ‘육사 외도(六師外道)가 너의 스승이 되는 원인이니 그 스승이 떨어지는 곳에 너 또한 따라서 떨어지게〔隨墮〕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먹어야 할 밥을 가려먹는 것이라야 정명식이다.
음식이라는 것도 또한 6근에 관계되는 일이지만 견문각지(見聞覺知)가 그것에게 더렵혀지지 않았는데도 이를 ‘떨어짐’이라 한다면 이는 다른 것이다.
앞서 본분의 일도 취하지 않았는데 그 나머지 일이야 어떠하겠는가?“
조산스님이 말하는 ‘떨어짐’이란 갈래가 달라서 뒤섞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고 또한 ‘처음 마음〔初心〕’이라 하는 것은 깨달았다고 하지만 깨닫지 못한 것과 같은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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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식(正命食) : 「유가사지론」에서는 범행(梵行)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을 설명한다.
즉 올바른 식습관을 통한 범행(梵行)으로 제명에 죽자는 것이었는데 선문에서는 지해(知解)의 과식을
경계하기 위한 말로, 법희선열지식(法喜禪悅之食)이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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