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대본(靈巖大本)스님은 향년 80세로 소주(蘇州) 영암산(靈巖山)에서 임종하였다.
임종 때 제자들이 청하였다.
“스님의 도는 천하에 두루하니, 오늘 게송을 지어 말씀하여 주지 않고서 안좌(安坐 : 서거)하실 수는 없습니다.”
대본스님은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다가 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놈들아!
나는 평소에도 게 짓기를 게을리하였는데, 오늘이라고 특별하게 무엇을 하라는 말이냐?
평소에도 눕고 싶으면 누웠는데, 오늘이라고 특별히 앉으란 말이냐?”
그리고는 종이를 찾아 큰 글씨로 다섯 자를 써주었다.
“후사부수영(後事付守榮 : 뒷일을 수영에게 맡긴다).”
그리고는 붓을 던지고 누웠는데, 곤히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흔들어보니 스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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