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봉 현명(金峯玄明 : 조종동)스님은 조산 탐장(曹山躭章 : 840~901)스님의 법제자로서 옛스러운 도풍을 지녔으며 누구보다도 때와 상황에 맞게 잘 이야기하는 솜씨가 있었다.
어느 날 법좌에 올라 말하였다.
“일〔事〕로 치자면 함(函)과 덮개〔蓋〕가 딱 맞고, 이치〔理〕로 말하자면 화살과 칼날이 부딪친 것 같다. 만일 이 화두에 한마디 붙이는 사람이 있으면 이 절의 반을 나누어 주겠다.”
그 때 한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오자 스님은 법좌에서 내려와 그에게 주지를 약속하고 이어 말하였다.
서로 만나 사이좋게 지내기는 쉽지만
일을 하며 사람을 가르치기는 어렵다.
相見易得好 共事難爲人
그리고는 그곳을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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