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廬山)의 옥간 림(玉㵎林)스님은 운문 문언(雲門文偃:864~947)스님의 ‘북두장신 인연(北斗藏身因緣)’에 관한 게송을 하였다.
‘북두에 몸 숨긴다’는 말 꺼낸 뒤부터
법신이 당당하게 드러났다오
운문스님이 이를 팔아먹고는
여지껏 마음대로 헤아려 보네.
北斗藏身爲擧揚 法身從此露堂堂
雲門賺殺佗家子 直至如今謾度量
오조 사계(五祖師戒)스님은 운문스님의 적손(的孫:嫡孫)이며 기변(機辯)이 뛰어났다. 지난날 조봉산(祖峯山)에서 법회를 끝마치고 산남(山南)지방을 돌아다니다가 임스님을 만나 위 게송의 뜻을 묻자 임스님은 눈을 부릅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사계스님은, “만일 그대의 말과 같다면 운문종은 한 푼의 값어치도 없을 것이며, 그대 또한 두 눈을 잃게 될 것이다” 하고 떠나가 버렸다. 그 후 임스님은 결국 그의 말대로 두 눈을 잃었고, 사계스님 또한 노년에 한 쪽 눈을 잃었다.
오늘날 옛 큰스님의 뜻을 함부로 헤아려 후생의 의심을 낳게 하거나 오도하는 자는 조금이나마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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