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14. 왕안석의 불법에 관한 지견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20:30

 

 

 

왕문공(王文公:王安石)이 처음 재상이 되었을 때, 하객이 문에 가득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아무 말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벽 위에 시 한 수를 썼다.

 

   눈서리 쌓인 대숲 사이 종산사여

   늙은 몸 돌아가 이 생을 맡겨볼까.

 

   霜筠雪竹鍾山寺    投老歸歟寄此生

 

   또한 정월 15일에 상국사(相國寺)에서 연회가 열렸을 때 광대놀이를 구경하며서 좌객이 몹시 즐거워하자 게를 지었다.

 

   광대 놀이판 속에서는

   한 번은 귀하였다 한 번은 천해지나

   마음으로는 본래 같음을 알기에

   기뻐하거나 원망할 것 없노라.

 

   諸優戱場中    一貴復一賤

   心知本自同    所以無欣怨

 

   나는 도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온몸 그대로가 눈[眼]이어서 티끌만큼도 속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