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2. 상당 대기 - 3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21:28

 

 

3.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여러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모두가 제방에서 선지식을 참례하여 생
사를 결택하였을텐데, 간 곳마다 어찌 큰스님이 베푸신 방편의 말씀이
없었으랴.

거기서 꿰뚫지 못한 말이 있느냐?

나와서 꺼내놓고 이 늙은이가 그대들과 함께 평하기를 기대해 보아라.

있느냐? 있어?"
 그때 어떤 스님이 나와서 질문을 하려는 차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가. 서천(西天) 길은 아득히 심만여 리나 된다."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와버렸다.


 "지금 하시는 법문이 무엇입니까?"
 "말하긴 어렵지 않다만 무슨 수로 살펴보겠느냐?"


 "잠들지 않는 눈은 어떤 눈입니까?"
 "모르겠다."


 "무엇이 범해서는 안되는 법령입니까?"
 "저 스님이 보이느냐?"


 "대인(大人)의 모습은 어떻게 생겼습니까?"
 그러자 스님은 주먹을 높이 들었다.


 "제가 매우 간절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무엇입니까?"
 "내가 모를까 봐서 그러느냐?"


 "불법의 요점이 무엇입니까?"
 "부처님 한 분에 두 보살이다."


 "눈쌓인 산고개에서 진흙소가 포효한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산도 달리고 물도 달린다."
 "그러면 운문의 목마(木馬)는 어떻게 웁니까?"
 "천지가 온통 암흑이다."


 "무엇이 사형, 사제들이 10자(十字:차별, 분별사량)를 보태는
것입니까?"
 "내가 그대와 구구한 말을 나누는구나."


 "스님께서 납자를 지도하는 한마디는 무엇입니까?"
 "속으로 남을 저버리지 않으니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빨리 3배(三排) 하라."


 "무엇이 자연스러운 일입니까?"
 "앞으로 내딛여 무엇하려느냐?"


 "무엇이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뜻입니까?"
 "혀끝에서 더듬거리는구나. 질문 하나를 다시 던져 보아라."


 "무엇이 자유자재함입니까?"
 "그대를 한 번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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