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2. 상당 대기 - 13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21:50

 

 

13.
 상당하여 대중이 모여 앉자 주장자를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온 누리 미진수 부처가 모두 이 속에 있다. 부처다 법이다 논쟁하여
승부를 다투는데도 충고해 줄 사람이 ㅇ벗느냐. 충고해 줄 때까지 기
다려라."
 "그때 어떤 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서 충고해 주십시오."
 "이 여우같은 놈아."


 "온 누리 사람들이 찾아오면 스님은 어떻게 맞이하시겠습니까?"
 "법요를 설하는 데에는 길이 있다,"
 "지금 그대로가 바로 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까?"
 "개 아가리 닥쳐라."


 "하루종일 밝지 못하니 어떻게 해야만 세상 인연에 떨어지지 않을까요?"
 "문을 걸어 닫고 아이고! 아이고! 통곡한다."


 "하루 생활에서 어떻게 체득해 알아야 할까요?"
 "알아내기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제가 들어갈 곳이 있겠습니까?"
 "전에 했던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라."


 "영산의 한 법회에서 가섭이 직접 들었다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들었다
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들이대는 칼끝을 피하지 말고 얼른 말하라, 얼른 말해."
 "무슨 이야기를요?"
 "번개 잡는 근기가 쓸데없이 알음알이를 내는구나."


 "모든 성인도 전하지 못하고 고금을 지나지도 않습니다. 스님께선 무어
라고 한마디 하여 납자를 지도하십니까?"
 "노형의 비윗장을 건드려도 건드려도 되겠소?"
 "무어라는 한마디로 납자를 지도하시느냐구요?"
 "뭐라구?"


 "저의 마음을 쉬게 할 만한 첩경되는 요점이 있습니까?"
 "곤당 30대를 치리라."


 "눈앞이 평탄할 땐 어떻습니까?"
 "바닷물이 그대 머리 위에 있다."
 "그러면 닿을 수 있습니까?"
 "여기서 허튼 말을 하기냐."


 "시주가 공양을 베풀면 무엇으로 보답하니까?"
 "재능을 헤아려 소임을 맡긴다."
 "모르겠습니다."
 "모르겠거든 밥이나 먹어라."


 "무엇이 깨닫는 일<向上事>입니까?"
 "창자를 끊어내어 숟가락으로 바꿔넣고 발우를 들고 와 보라."
 그 스님이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사기꾼."


 "무엇이 불법의 요점입니까?"
 "들어오는 칼끝에 길이 보이는구나."


 "어디가 제가 범부 몸을 뒤바꿀 만한 경계입니까?"
 "날카롭군."


 "한 입에 다 삼켰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내가 네 뱃속에 들었구나."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제 뱃속에 계십니까?"
 "내 말을 되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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