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한 스님이 설봉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보이는 것마다 보리라는 것입니까?"
"법당 앞에 잘 생긴 돌기둥이다."
다른 곳에서는 "법당 앞 돌기둥이 보이느냐?" 하셨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장자를 잡아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자체 위에서 일을 알아내니 법당 앞 돌기둥을 보면 그저 돌기둥
이라 할 뿐이다."
또 어느 곳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돌기둥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면 고식적이고 치우친 견해를 낸다. 돌기둥을
보면 돌기둥이라 부를 뿐이며 주장자를 보면 주장자라 부를 뿐이니, 여기에
무슨 허물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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