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석난문釋難文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8:37
 

 

 

석난문釋難文

 

希顔首座, 字聖徒, 性剛果,[1] 通內外學,[2] 以風節自持, 遊歷罷, 歸隱故廬, 跡不入俗, 常閉門宴坐, 非行誼[3]高潔者, 莫與友也. 名公貴人, 累以諸刹[4]招之, 堅不答. 時有童行, 名參己, 欲爲僧, 侍左右, 顔識其非器, 作《釋難文》以却之曰:[5] 「知子莫若父, 知父莫若子, 若予之參己, 非爲僧器. 盖出家爲僧, 豈細事乎? 非求安逸也, 非求溫飽也, 非求蝸角利名也;[6] 爲生死也, 爲衆生也, 爲斷煩惱, 出三界海, 續佛慧命也. 去聖時遙, 佛法大壞, 汝敢望爲爾?《寶梁經》云: ????比丘不修比丘法, 大千無唾處.????[7]《通慧錄》云: ????爲僧不預十科, 事佛徒勞百載.???? 爲之不難, 得乎?[8] 以是觀之, 予濫厠僧倫, 有詒於佛, 况汝爲之耶? 然, 出家爲僧, 苟不知三乘十二分敎‧周公‧孔子之道, 不明因果, 不達己性, 不知稼穡艱難,[9] 不念信施難消, 徒飮酒食肉, 破齋犯戒, 行商坐賈,[10] 偸姦博奕,[11] 覬覦院舍,[12] 車盖出入, 奉養一己而已. 悲夫! 有六尺之身而無智慧, 佛謂之痴僧; 有三寸舌而不能說法, 佛謂之啞羊僧;[13] 似僧非僧, 似俗非俗, 佛謂之鳥鼠僧,[14] 亦曰禿居士.[15]《楞嚴經》曰: ????云何賊人, 假我衣服, 裨販如來, 造種種業…????[16] 非濟世舟航也, 地獄種子爾. 縱饒彌勒下生, 出得頭來? 身已陷鐵圍, 百刑之痛, 非一朝一夕也. 若今爲之者, 或百或千, 至千萬計, 形服而已, 篤論其中, 何有哉? 所謂鷙翰而鳳鳴也,[17] 碌碌之石非玉也, 蕭敷艾榮[18]非雪山忍草也.[19] 國家度僧, 本爲祈福, 今反責以丁錢,[20] 示民於僧不然, 使吾徒, 不足待之之至也. 只如前日, 育王璉[21]‧永安嵩[22]‧龍井淨[23]‧靈芝照,[24] 一狐之腋, 自餘千羊之皮, 何足道哉. 於戱! 佛海穢滓, 未有今日之甚也, 可與智者道, 難與俗人言.[25]」

희안수좌의 자는 성도이니 성품이 강직하고 과단성 있으며 안팎의 학문에 두루 통하여 풍모와 절제로써 스스로를 지탱하더니, 만행을 다니다 그만두고 돌아와 옛 오두막에 은거하여 자취를 세속에 들이지 않은 채 항상 문을 닫고 편안히 앉아 있음에 행실과 의리가 고결한 자가 아니면 더불어 벗하지 않았다. 공경대부와 귀인들이 누차 여러 사찰로써 그를 불러도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이 때 이름이 참기參己인 행자가 있었는데 승려가 되어 가까이서 시봉하고자 하였으나 희안이 그가 그릇이 아님을 알고는《석난문》을 지어 그것으로써 그를 물리치며 말하였다.

「아들 알기로는 아비 만한 자가 없으며 아비 알기로는 아들 만한 자가 없다 하였으니, 우리 참기는 승려가 될 그릇이 아니다. 대저 출가하여 승려가 되는 일이 어찌 세세한 일이겠는가. 이는 안락하고 편안함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따뜻하고 배부름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달팽이 뿔 위에서 이익이나 명예를 구하는 것도 아니니, 바로 삶과 죽음을 위함이고 중생을 위함이며 번뇌를 끊고 삼계의 바다를 벗어나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잇고자 함이다. 성인이 계셨던 때와는 멀어져 아득하고 불법은 크게 무너졌음에 네가 감히 되기를 바라는가?

《보량경》에 이르기를 ????비구가 비구의 법을 닦지 않으면 대천세계에 침 뱉을 곳이 없다???? 하였고《통혜록》에 이르기를 ????승려가 되어 10과科에 참여하지 못하면 부처님을 섬기더라도 한 평생이 헛수고일 뿐이다???? 하였으니 그렇게 됨이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로써 보건대 나도 외람되이 승려의 무리에 끼어 부처님을 기만함이 있거늘 하물며 네가 그것을 하려는가?

그러나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으되 진실로 3승의 12분교와 주공이나 공자의 도를 모르고 인과를 밝히지 못하며 자기의 성품을 통달하지 못하고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며 신도들의 시주물이 소화하기 어려운 것임을 생각하지 못한 채, 다만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재齋를 깨트리고 계戒를 범하며 장사치로 나다니고 들어앉아 물건 팔며 도둑질과 간음에 장기 두고 바둑 두면서 사원이나 넘겨다보며 화려한 수레로 출입하면서 자신 한 몸만을 받들어 살찌울 뿐이다.

슬프도다! 6척의 몸은 있으되 지혜가 없으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어리석은 승려(痴僧)라 하였으며, 3촌의 혀는 있으되 능히 설법하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벙어리 염소 같은 승려(啞羊僧)라 하였으며, 승려 같으나 승려가 아니요 속인 같으나 속인도 아니니 부처님께서 이를 두고 박쥐같은 승려(鳥鼠僧)라 하였고 또 대머리 거사(禿居士)라 하였다.

《능엄경》에 이르기를 ????어찌하여 도적이 나의 옷을 빌어 입고 여래를 팔아 각종의 업을 짓는가?????라 하였으니 세상을 건지는 배가 아니라 지옥 종자일 따름이다. 설령 미륵이 이 세상에 내려온다 한들 머리를 내밀 수 있겠는가? 몸은 이미 철위산에 빠졌으니 온갖 고통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로다. 만약 지금에 그렇게 하는 자가 혹은 1백이요 혹은 1천이요 심지어 천만을 헤아리더라도 겉으로 복종할 뿐이니 그 내심을 돈독히 밝힌다면 어찌 있다 하겠는가. 말하자면 맹금猛禽의 날갯짓에 봉새 울음 우는 격이니, 자질구레한 돌덩이는 옥석이 아니요 널리 흩어져 무성한 대쑥은 설산의 인내초가 아닌 격이다.

나라에서 승려를 득도시킴은 본디 복을 빌고자 함인데 지금은 도리어 정전丁錢으로 빗을 받아 감으로써 백성들에게 승려가 그렇지 못함을 보이니 우리 무리들로 하여금 족히 대접받지 못하게 함이 심할 뿐이다. 다만 예전의 육왕련과 영안숭과 용정정 및 영지조 등과 같은 이들은 한 마리 여우의 겨드랑이 털이요 그 나머지는 천 마리 양의 가죽일 뿐이니 어찌 족히 말하겠는가. 오호라! 부처님의 바다가 더럽혀지고 때가 낀 것으로는 오늘날의 심각함이 아직 있지 않았으니 가히 지혜로운 자와 더불어 말할 것이로되 속인과는 함께 말하기 어렵도다.」

【1】剛毅果斷.

【2】釋氏, 以佛經‧禪策爲內, 以儒道諸家爲外.

【3】與義同.

【4】《垂裕記》云: 「盖取莊嚴差別, 名之爲刹.」 此, 通指國中名刹也. 又伽藍, 號梵刹者,《輔行》云: 「西天以樹表刹, 示所居處也.」《阿含》云: 「若沙門於佛法中, 勤苦得一法者, 便當竪幡刹, 以告四遠也.」

【5】上, 卽編集者所敍.

【6】蠻與觸二國, 在蝸兩角上, 日以戰爭, 伏尸盈溝, 言名利之不實.

【7】比丘若無戒行, 五百大鬼從後掃其跡, 然則無容身之地. 無唾處者, 斯之謂矣.

【8】僧錄贊寧, 字通遠, 錢塘.高氏子. 太宗賜號通惠大師. 嘗撰《大宋高僧傳》, 其後序云: 「爲僧不預十科」云云.

【9】《書》云: 「知稼穡艱難, 乃逸則知小民之所依.」 註: 以勤爲逸也; 「不知稼穡之艱難, 乃逸.」 註: 以逸爲逸也.

【10】行販曰商, 坐賣曰賈.

【11】博, 卽六博, 雙六也. 又投瓊曰博, 瓊卽今骰子也. 奕, 圍碁也. 骰音投. 博與奕, 皆姦巧之事也.

【12】《漢書》註云: 覬音冀, 幸也, 覦欲也, 謂幸得其所欲也. 言幸得盛刹, 欲以榮身逸志.

【13】雖不破齋, 根鈍無慧, 不分好惡輕重, 不知有罪無罪, 若有僧事, 二人共爭, 不能決斷, 黙然無言, 如啞羊, 人殺之, 不能作聲. 又各喩二意, 啞, 無說法之能, 羊, 無聽法之用也.

【14】《正法念經》云: 「蝙蝠, 人捕鳥時, 入穴爲鼠, 人捕鼠時, 出穴爲鳥.」 避僧避俗曰鳥鼠, 佛取之爲喩也.

【15】僧形俗行曰禿居士.

【16】裨, 附也. 裨附佛敎中, 以佛貪販利養也.

【17】《楊子法言》「鳳鳴而鷙翰.」 註: 凡鳥之勇‧獸之猛悍者, 皆曰鷲. 又猛擊鳥也.

【18】蕭, 草名, 白葉莖麤, 科生香氣, 祭則爇以報氣也. 艾,《說文》「氷臺」也.《博物志》「削氷令圓, 擧以向日, 以艾承其影得火, 故號氷臺.」

【19】香草也.

【20】出家功德, 至大至重, 設若度人爲僧, 國祚綿長, 是古制也, 今則懲以丁年差役軍夫之錢, 蔑視吾徒之至也.

【21】育王寺.懷璉禪師.

【22】永安寺.戒嵩禪師.

【23】南山.龍井寺.元淨禪師.

【24】靈芝寺.元照律師.

【25】師古曰: 狐腋下之皮, 輕柔難得.

【1】강직하여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결단함이다.

【2】불가에서는 불경과 참선의 경책을 內典으로 여기고 유교와 도교 등의 諸家의 것을 外典으로 여긴다.

【3】義와 같다.

【4】《수유기》에 이르기를 「대개 장엄의 차별을 취하여 이름한 것이 刹이 되었다」 하였으니 이는 통상적으로 나라 안의 名刹을 지적한 것이다. 또 가람을 梵刹이라 부르니,《보행》에 이르기를 「서역에서는 나무로써 사찰이라 표방하여 거처하는 바를 드러내 보인다」 하였으며,《아함》에 이르기를 「만약 사문이 불법을 닦던 중에 어렵사리 한 법을 얻게 되면 곧 응당 幡刹을 세움으로써 사방 먼 곳까지 그 사실을 알린다」 하였다.

【5】윗부분은 편집자가 서술한 것이다.

【6】蠻과 觸 두 나라는 달팽이의 두 뿔 위에 있는데 날마다 전쟁을 치루어 주검이 봇도랑에 가득 찼다 하였으니, 명예와 이익은 실 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7】비구가 만약 계행이 없으면 5백명의 큰 귀신들이 그 뒤를 쫓으며 그의 자취를 쓸어버리니, 그렇게 되면 몸덩이를 용납할 땅이 없게 된다. 침 뱉을 곳이 없다는 것이 이를 일컫는 말이다.

【8】승록 찬영은 자가 통원이요 전당 고씨의 아들이다. 태종이 ‘통혜대사’란 호를 하사하였다. 일찍이《대송고승전》을 편찬하였는데 그 後序에서 이르기를 「승려로서 10과에 참예하지 못하면…」 운운하였다.

【9】《서경》에 이르기를 「농사의 어려움을 알고서 이에 逸한 즉 소시민이 의지하는 바를 알 수 있다」라고 하니 주석에서 勤(열심히 노력하다)으로써 逸의 뜻을 삼은 것이다 하였으며, 「농사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고 이에 逸한다」라고 하니 주석에서 逸(편안히 노닐다)로써 逸의 뜻을 삼은 것이다 하였다.

【10】다니며 판매하는 것을 商이라 하고 앉아서 파는 것을 賈라 한다.

【11】博은 곧 六博을 말하니 雙六이다. 또 주사위 놀음(投瓊)을 博이라 하는데, 瓊은 곧 지금의 주사위이다. 奕은 바둑이다. 骰의 음은 투(投)이다. 博과 奕은 모두 간교한 일이다.

【12】《한서》의 주석에 이르기를, 覬의 음은 기(冀)로서 희망하다는 뜻이며 覦는 하고자한다는 뜻이니 [覬覦는] 하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희망함을 일컫는다. 성대한 사찰을 얻어 몸을 영예롭게 하고 뜻을 안일하게 가지게 되기를 희망함을 말한다.

【13】비록 齋戒를 파하지는 않았으나 근본이 아둔하고 지혜가 없어 좋고 나쁨과 가볍고 무거움을 구분하지 못하고 죄가 있음과 죄가 없음을 알지 못하니, 만약 僧家의 일이 있어 두 사람이 다투더라도 능히 결단을 내려주지 못한 채 묵묵히 말이 없는 것이 마치 벙어리양이 사람이 죽이더라도 능히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한 두 의미를 각기 비유하고 있으니, 啞는 설법할 능력이 없음을 비유하였고 羊은 법을 듣고도 활용하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14】《정법념경》에 이르기를 「박쥐는 사람들이 새를 잡을 때는 구멍으로 들어가 쥐가 되고 사람들이 쥐를 잡을 때는 구멍을 나와서 새가 된다」 하였는데, 승가를 회피하고 속가도 회피하는 것을 鳥鼠라 말함에 부처님이 이 말을 취하여 비유한 것이다.

【15】승가의 모습으로 속가의 행위를 하는 자를 독거사라 말한다.

【16】裨는 부착됨이니, 불교 가운데 빌붙어 부처님을 이용하여 이익을 탐냄이다.

【17】《양자법언》에 「봉황새가 울면 맹금이 날갯짓한다」 하고는 주석에, 무릇 날짐승 가운데 용맹스러운 것과 들짐승 가운데 사나운 놈은 모두 鷲라 한다고 하였다. 또는 猛擊鳥이다.

【18】蕭는 풀이름으로 잎사귀는 희고 줄기는 거칠며 뿌리에서 향기가 나는데 제사 때는 불에 살라서 기운을 북돋운다. 艾는《설문》에서 말한 氷臺이다.《박물지》에 「얼음을 깎아 둥글고 만들어 해를 향하게 들고 서서 그 그림자를 쑥으로 받으면 불을 얻게 되는 까닭에 氷臺라 부른다」 하였다.

【19】향기 나는 풀이다.

【20】출가의 공덕은 지극히 크고도 막중한지라 만약 속인을 득도시켜 승려가 되게 하면 나라의 복록이 길이 이어진다고 여기는 것이 오랜 제도이거늘, 지금엔 만 20세에 부역이나 군역 나가는 대신 내는 돈으로써 책임을 징계토록 하니 우리 무리를 멸시함이 매우 심하다.

【21】육왕사의 회련선사이다.

【22】영안사의 계숭선사이다.

【23】남산 용정사의 원정선사이다.

【24】영지사의 원조율사이다.

【25】안사고가 말하기를, 여우의 겨드랑이 아래쪽 가죽은 가볍고도 부드러운데 얻기 어렵다.

???? 范蜀公送圓悟禪師行脚[1]

觀水莫觀汚池水,汚池之水魚鱉卑.

登山莫登迤邐山,[2]迤邐之山草木稀.

觀水須觀滄溟廣,登山須登泰山上.

所得不淺所見高,工夫用盡非徒勞.

南方幸有選佛地,好向其中窮妙旨.

他年成器整頹綱,不負男兒出家志.

大丈夫休擬議,豈爲虛名滅身計.

百年隨分覺無多,莫被光陰暗添歲.

成都况是繁華國,打住只因花酒惑,

吾師幸是出家兒,肯隨齷齪[3]同埋沒.

吾師幸有虹蜺志,[4]何事躊躇溺泥水?

豈不見?

呑舟之魚不隱卑流,合抱之木不生丹丘.

大鵬一展九萬里,豈同春岸飛沙鷗?

何如急駕千里驥?莫學鷦鷯戀一枝.[5]

直饒講得千經論,也落禪家第二機.

白雲長是戀高臺,暮罩朝籠不暫開,

爲慰蒼生霖雨望,等閑依舊出山來.

又不見?

荊山有玉名瓊瑤,良工未遇居蓬蒿,

當時若不離荊楚,爭得連城價倍高?

그대물을 볼라치면얕은물은 보지말라,

얕은물은 자라고기있다하나 잔챙이뿐.

그대산을 오를려면동산일랑 생각마라,

올망졸망 낮은산은풀과나무 드문드문.

물보려면 모름지기넓은바다 봐야하고,

산오를땐 모름지기태산정상 오를지라.

얻는바가 얕지않고보는바가 드높으면,

힘을다해 공부해도그노력이 헛되잖네.

남방에는 다행스레부처뽑는 땅있으니,

그대좋이 거기가서오묘한뜻 찾을지다.

다른날에 그릇이뤄이기강을 걺어지면,

남아로써 출가한뜻저버림이 아닐지다.

대장부면 이리저리꾀하는일 그만두라,

어찌헛된 이름위해멸신계책 세우는가.

백년동안 본분따라깨달아도 많잖으리,

빛줄기가 가만가만주는나이 먹을겐가.

성도땅은 더군다나좀번화한 도읍진가,

주저앉아 머문다면꽃술유혹 인할지나,

우리스님 다행스레출가사문 몸인지라,

이세상의 좀스러움따라매몰 되겠는가.

우리스님 다행스레무지개뜻 품은지라,

무슨일로 머뭇하다흙탕물에 빠지겠나.

어찌하여 그대진정이것보지 못했던가?

배삼키는 여느고기얕은물에 숨을거며,

아름드리 여느나무민둥산에 자라는가.

저붕새는 한달음에구만리를 날아가니,

어찌하여 봄강변의갈매기와 짝하리오.

어찌급히 천리마를모는것과 비길건가,

여린뱁새 애타는맘그대배워 무엇하리.

그대설사 넉넉잡아일천경론 강설해도,

선가문턱 발들이면第二機로 떨어지리.

흰구름이 길게뻗어높은누대 연모하여,

아침이나 저녁이나감싸안고 있다가도,

창생들의 목마름을위로하기 위함이면,

툴툴털고 예전처럼산을내려 나오노라.

어찌하여 그대또한이것보지 못했던가?

형산위에 옥이있어이름하여 경요지만,

좋은장인 못만나서쑥풀속에 묻혔더니,

그때만약 가시덤불여의지를 못했다면,

어찌하여 뭇성들의가격보다 높으리오.

【1】范鎭, 字景仁, 華陽人. 擧進士第, 官至翰林學士, 封蜀國公, 以戶部侍郞致仕. 克勤禪師, 字無着, 彭州.駱氏子, 受具後, 遊成都, 從敏行大師學經論, 蜀公作詩以送. 後, 徽宗賜號圓悟.

【2】《吳季重書》云: 「登東山然後, 知衆山之迤邐.」 注: 小而相連曰迤邐.

【3】急促局狹貌.

【4】《音義》云: 「雙色鮮, 盛者爲雄, 闇者爲雌.」 朱子曰: 「日與雨交, 倏然成質, 不當交而交, 天地之淫氣也. 陽氣下而陰氣應則爲雲而雨, 陰氣起而陽不應則爲虹.」

【5】《莊子》「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1】범진은 자가 경인으로 화양 사람이다. 진사로서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이 한림학사에 이르렀으며 촉국공에 책봉되었다가 호부시랑의 직위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극근선사는 자가 무착으로 팽주 낙씨의 아들이니, 구족계를 받은 후에 성도를 유력하다 민행대사를 좇아 경학을 배움에 촉국공이 시를 써서 보내었다. 휘종이 ‘원오’라는 호를 하사하였다.

【2】《오계중서》에 이르기를 「동산에 오른 연후에야 뭇 산들이 완만히 이어져 있음을 안다」 하고는 주석에서, 작으면서도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迤邐라 말한다고 하였다.

【3】급히 재촉하며 국면이 협소한 모양.

【4】《음의》에 이르기를 「雙色이 선명함에 치성한 것이 雄이 되고 어두운 것이 雌가 된다」 하였으며, 주자가 이르기를 「햇살과 빗방울이 교차하여 갑자기 형질을 이룬 것이니 마땅히 교차하지 않을 것이 교차한 것으로서 천지의 淫氣이다. 양기가 내려옴에 음기가 상응하면 곧 구름이 되어 비를 뿌리고, 음기는 일어서지만 양기가 상응하지 않으면 곧 무지개가 된다」 하였다.

【5】《장자》에 「뱁새와 굴뚝새는 깊은 수풀 속에 보금자리를 짓더라도 [필요한 것은]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