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상 행식 無受想行識
마음의 작용
이어지는 반야심경의 '무수상 행식無受想行識'은 '공중空中무수상행식'과 같습니다. 공한 이치로 보면 수 · 상 · 행 · 식 역시 집착할 것 이 없다는 말인데, 이 수 · 상 · 행 · 식에다 물질 을 뜻하는 색色을 더하면 반야심경의 초반에 오온개공에서 말하는 오온五蘊이 됩니다. 물질에 대해서는 이미 나름대로 말씀을 드렸으니 수 · 상 · 행 · 식을 설명하면 곧 오온을 다 설명 하는 것이 됩니다.
앞에 오온을 설명할 차례에 뒤로 미룬다 한 이유가 바로 여기서 설명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수 · 상 · 행 · 식은 뒤에 12연기를 설명할 때 중복 등장합니다. 또 한가지 반야심경의 핵심은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 밀다시 조견오온개공”에 이미 다 들어가 있고 , 그 다음은 이 내용을 자세 히 풀어 놓은 것이라는 초반 해설의 제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드리며 무수상행식無受想行識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수受 는 우리가 바깥의 색色 즉, 물질을 대한 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상想은 받아들인 것을 기초로 주관적으로 마음으로 그리며 연상聯想하는 작용을 말하는데, 이 작용은 그야말로 사람마다 달라 잠 못들고 고민하며 혼자 만리장성을 쌓다가 허물고를 반복하는 것이 이 상의 작용이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행行은 이런 상의 작용이 지속되어 인식되는 단계까지를 말하는데 행을 거쳐 인식의 단계에 이르면 식識이 되는 것이고, 식의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마음의 작용을 행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수 · 상 · 행 · 식에 각각 쌓인다는 뜻의 온蘊을 붙여 수온 · 상온 · 행온 · 식온 이라 이름하고 이 네 가지에 물질인 색온色蘊을 합쳐 오온이라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 드립니다. 또 뒤에 12연기의 설명에서도 약간 다른 방법으로 다시 거론된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국 무수상행식이란 오온이 공함을 조견하는 관자재보살의 수행의 도리처럼 마음작용의 부분인 수상행식에 집착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수상행식이 공하다는 말이지 없다는 말하고는 다릅니다.
※ 성법스님 저서인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