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이비설신의 無眼耳鼻舌身意
집착할 것 없는 코의 작용
저는 약골인지라 어려서부터 병치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약골이었는지 단골 병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항상 골골대는데, 출가하지 않았으면 아마 세상사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죽었을 거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다행히 19살에 절에 들어가 부처님 덕분에 잘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내과, 치과, 안과 등은 알겠는데 이비인후과는 도대체 어디가 아플 때 가는 병원인지를 중학교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비인후耳鼻咽喉 즉, 귀 코 목 식도 등의 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병원이었습니다.
참 어려운 말로 지었다는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중空中)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중 비鼻 가 바로 코를 가리키는 말이니, 코에서 맡는 냄새에도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는 것이 반야심경의 가르침입니다.
아로마 요법 같이 향기로 질병도 치료하고 마음도 다스린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물론 음악 요법도 있지요.
아마 무슨 무슨 요법 같은 이름의 유행에 우리나라처럼 민감한 곳도 드물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반신욕이 효과가 있다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병과 모든 사람에게 다 만병통치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또 그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정작 큰일은 한 국가의 지식층인 학자라는 사람들도 그러한 경향이 더러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모든 곳에 다 통할 수 있는 듯이 말하며,
본인은 그것이 도리어 국민을 계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야말로 착각의 자유입니다.
때론 상업적으로 이용당하는지를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아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코와 냄새 얘기하다 옆길로 샌 감이 있지만 그런 학자들에게는 대개 '구린내'가 나기 때문에 해 본 소리입니다.
사람의 코는 약 60만 개의 후세포로 이루어져있고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개의 코는 사람 코 보다 성능이 1,500배 이상 좋다고 합니다.
남자분들에게만 물어보는데 이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는 속설이 사실인가요?
※ 성법스님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