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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무엇인가 ④ -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

通達無我法者 2010. 6. 10. 00:06

 

 

진리란 무엇인가 ④

-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


“출가자는 열반을 바르게 실현”

열반은 탐.진.치…의미가 멸진되어야 드러나는 것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가운데 세 번째는 괴로움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 즉 고멸성제다. 지난 호에서 두 번째 진리인 괴로움 일어남(원인)의 진리를 살펴보았는데 그것은 갈애였다. 갈애가 괴로움의 원인이라면 이 갈애를 제거하기만 하면 괴로움은 소멸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렇게 하여 괴로움의 소멸은 세 번째 진리가 되며 이것은 괴로움이 모두 소멸된 저 열반의 경지를 말한다. 초기경들과 주석서는 세 번째 진리를 이렇게 설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이다. 그것은 바로 그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함, 버림, 놓아버림, 벗어남, 집착 없음이다.”(S56:11)

“여기서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함’이라는 말은 모두 열반의 동의어들이다. 열반을 얻으면 갈애는 남김없이 빛바래고 소멸하기 때문이다.”(DA.iii.801)

이처럼 초기불전에서 세 번째 진리인 소멸 즉 니로다(nirodha)는 열반과 동의어이다. 니로다는 ni(아래로) + √rudh(to obstruct)의 명사이다. 그래서 소멸, 억압, 파괴 등의 뜻이 된다. 한편 열반(涅槃)은 nirva-na(니르와나, 닐반)의 음역인데 이것은 부정접두어 nis + √va-(to blow)의 과거분사로 문자적으로는 ‘훅~ 불어서 꺼진 상태’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열반(涅槃)으로 음역하기도 하고 적정(寂靜)으로 옮기기도 하였다. 그러면 무엇이 무엇에 의해서 불어서 꺼진 것인가? 사리뿟따 존자는 명쾌하게 설명한다.

“도반 사리뿟따여, ‘열반, 열반’이라고들 합니다. 도반이여, 도대체 어떤 것이 열반입니까?” “도반이여, 탐욕의 멸진, 성냄의 멸진, 어리석음의 멸진 ? 이를 일러 열반이라 합니다.”

“도반이여, 그러면 이러한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가 있고 도닦음이 있습니까?”

“도반이여, 이러한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가 있고 도닦음이 있습니다.”

“도반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이러한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이고 어떤 것이 도닦음입니까?”

“도반이여, 그것은 바로 여덟가지 구성요소로 된 성스러운 도(八支聖道=팔정도)이니,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마음챙김, 바른 삼매입니다. 도반이여, 이것이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이고 이것이 도닦음입니다.”(S38:1)

여기서 보듯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삼독이 팔정도 등의 수행에 의해서 완전히 불어서 꺼진 상태가 열반이다. 그리고 주석서적인 논의를 종합하면 열반은 출세간도를 체험하는 순간에 체득되는 조건 지워지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조건 지워지지 않은 상태를 체득하는 순간에 번뇌가 소멸하기 때문에 열반은 ‘탐욕의 소멸, 성냄의 소멸, 어리석음의 소멸’이라 불리는 것이지, 단순히 탐.진.치가 없는 상태로 쇠약해지고 무기력해진 것이 열반은 아니다.(SA.ii.88)

열반은 탐.진.치로 대표되는 삶에 대한 의미부여가 멸진되어야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부처님 제자다. 부처님께서 탐.진.치가 넘실대는 세속에 넌더리치고 열반을 실현하라고 했으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제자 아닌가? 세속문제는 세속의 정치인, 경제인, 지식인, 문화인, 의료인 등 세속전문가들에게 맡겨두면 된다. 특히 출가자는 열반을 바르게 실현하고 드러내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 세상의 진정한 ‘복밭(福田, pun~n~a-khetta)’이 되기 때문이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