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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무엇인가 ⑤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苦滅道聖諦)

通達無我法者 2010. 6. 16. 23:52

 

 

진리란 무엇인가 ⑤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苦滅道聖諦)

“열반은 팔정도 실천으로 실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가운데 마지막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 닦음의 성스러운 진리요, 이것은 우리에게 ‘도성제’ 즉 도 닦음의 성스러운 진리로 잘 알려졌다. 지난 호에서 세 번째 진리인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고멸성제)를 살펴보았는데 그것은 열반이었고, 부처님은 열반이야말로 궁극적인 행복(至福)이라고 강조하셨다. 그러면 열반은 어떻게 해서 실현되는가? 만일 그 방법이 없이도 열반이 문득 실현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행심의 논리, 저 로또 복권의 논리이다.

열반은 팔정도를 실천하여 실현된다. 그래서 <열반경>(S38:1)은 말한다.

“도반 사리뿟따여, 그러면 어떤 것이 이러한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이고 어떤 것이 도 닦음입니까?”

“도반이여, 그것은 바로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이니, 즉 바른 견해(正見), 바른 사유(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마음챙김(正念), 바른 삼매(正定)입니다.”

 

‘팔정도’가 바로 ‘중도’

실천체계로 받아들여야

 

이제 팔정도를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첫째, 팔정도는 부처님의 최초설법이다. <초전법륜경>(S56:11)을 인용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여래가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최상의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中道)인가? 그것은 바로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이니, 즉 바른 견해 … 바른 삼매이다.”

둘째, 팔정도는 최후설법이기도 하다. <대반열반경>(D16 §5.27)을 인용한다.

“수밧다여, 어떤 법과 율에서든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가 없으면 거기에는 사문이 없다. 거기에는 두 번째 사문도 없다. 거기에는 세 번째 사문도 없다. 거기에는 네 번째 사문도 없다. 수밧다여, 이 법과 율에는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가 있다. 수밧다여, 그러므로 오직 여기에만 사문이 있다. … 여기에만 네 번째 사문이 있다. 다른 교설들에는 사문들이 텅 비어 있다.”

셋째, 팔정도는 실천이다. 팔정도의 도에 해당하는 단어는 길을 뜻하는 도(道, magga)와 특히 길을 실제로 걸어가는 도 닦음(行道, patipada-)의 둘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팔정도라는 표제어에 들어있는 도라는 단어는 길을 뜻하는 막가(magga)이고, 도 닦음의 성스러운 진리로 옮겨지는 도성제의 도와 ‘중도(中道)’의 도는 도닦음(行道)을 뜻하는 빠띠빠다(patipada-)이다. 여기서 빠띠빠다는 실제 길을 걸어가는 ‘실천’의 의미가 강하게 담긴 중요한 술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넷째, 더 중요한 사실은 위의 <초전법륜경>에서 보았듯이 팔정도가 바로 중도(中道, majjhima- patipada-)라는 점이다. 우리는 중도하면 용수스님의 팔불중도(八不中道)부터 떠올리지만 초기불전에서 중도는 항상 팔정도로만 나타난다. 불교의 뿌리인 초기불전에서 중도가 팔정도를 뜻하는 이상 중도는 ‘실천’이다. 그러므로 중도를 팔불중도 등의 견해나 철학으로만 보면 안된다. 중도는 초기불전에서 부처님이 고구정녕히 설하신 팔정도라는 실천체계로 먼저 받아들여야한다. 이것은 중도의 도에 해당하는 빠띠빠다(pat.ipada-)가 실제로 길 위를(pati) 밟으면서 걸어가는 것(pada-)을 의미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팔정도의 각 항목은 37보리분법 가운데 팔정도를 다룰 때 설명하겠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