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초기불교산책·각묵스님

다섯 가지 기능(五根)

通達無我法者 2010. 9. 13. 20:02

 

 

다섯 가지 기능(五根)

 
 
 
조화롭게 닦아야 진정한 수행자
   
37보리분법은 해탈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초기불교의 수행법 7가지를 집대성한 것이며, 이 가운데 오늘 살펴볼 네 번째 주제는 다섯 가지 기능(五根, pan~ca indriya)이다. 여기서 빤짜(pan~ca)는 다섯을 뜻하고 인드리야(indriya)는 기능이나 능력을 뜻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것을 ‘오근(五根)’으로 직역하였다. 이 다섯 가지 기능은 이미 교학편에서 살펴본 22가지 기능(二十二根)에 포함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여기서 ‘기능(根)’으로 옮긴 인드리야(indriya)는 인도의 베다문헌과 불교문헌 등에 많이 등장하는 신들의 왕인 인드라(Indra)에서 파생된 단어이고, 그래서 인드라처럼 ‘지배력을 가진 것’이라는 의미의 명사로 정착된 것이다. 초기경전들은 이러한 기능으로 믿음의 기능(信根), 정진의 기능(精進根),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삼매의 기능(定根), 통찰지의 기능(慧根)의 다섯 가지를 들고 있으며, 그래서 다섯 가지 기능(五根)이라 부르는 것이다.
 
<상윳따 니까야>의 <기능 상윳따>(S48)는 22가지 기능(二十二根)에 관계된 가르침을 모은 것이다. 여기에는 반복된 경들을 제외하면 70개 경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50개의 경들이 다섯 가지 기능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처럼 오근은 22가지 기능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다. <기능 상윳따>의 여러 경은 이러한 오근을 닦아서 예류자가 되고(S48:2 등), 아라한이 되며(S48:4 등), 오근을 가진 자가 진정한 사문.바라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S48:6 등) 그러면 오근의 각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를 경을 통해 살펴보자.
 
 
믿음 정진 마음챙김 삼매 통찰지
오근수행으로 예류자.아라한 돼
 
“비구들이여, 그러면 믿음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믿음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예류자의 구성요소(불.법.승.계)에서 봐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정진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정진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에서 봐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마음챙김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마음챙김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에서 봐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삼매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삼매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선(禪)에서 봐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통찰지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통찰지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서 봐야 한다.”(S48:8 §§3∼4)
 
다른 경들(S48:10 등)과 비교해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믿음은 불.법.승.계에 대한 믿음이요, 정진은 선법.불선법의 판단에 기초한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을 뜻하며, 마음챙김은 몸.느낌.마음.법(身受心法)을 챙기는 네 가지 마음챙김(四念處)으로 정리되고, 삼매는 초선부터 제4선까지를 뜻하며, 통찰지는 고집멸도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꿰뚫어 아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청정도론>(IV.45∼49)은 “기능(根)을 조화롭게 유지함이란 믿음 등의 기능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그에게 믿음의 기능이 강하고 나머지 기능들이 약하면 정진의 기능이 분발하는 역할을 할 수 없고, 마음챙김의 기능이 확립하는 역할을 할 수 없고, 삼매의 기능이 산만하지 않는 역할을 할 수 없고, 통찰지의 기능이 있는 그대로 보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등으로 다섯 가지 기능을 조화롭게 닦는 것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