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초기불교산책·각묵스님

다섯 가지 힘(五力)

通達無我法者 2010. 9. 13. 20:04

 

 

 

 

다섯 가지 힘(五力)

믿음의 기능이 곧 믿음의 힘이다

기능은 통제와 지배를 의미하고

반대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게 힘

 

37보리분법을 구성하고 있는 4념처,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지, 8정도의 7가지 주제 가운데 다섯 번째는 다섯 가지 힘(五力, pan~ca-bala) 즉 5력이다.

다섯 가지 힘(五力)은 <상윳따 니까야>의 <힘 상윳따>(S50)의 기본 주제이다.

이 다섯 가지 힘은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기능(五根, pan~ca-indriya)과 같은 내용이다.

단지 다섯 가지 기능의

믿음의 기능, 정진의 기능, 마음챙김의 기능, 삼매의 기능, 통찰지의 기능이

 “믿음의 힘, 정진의 힘, 마음챙김의 힘, 삼매의 힘, 통찰지의 힘”(S50:1 등)으로 나타나는 것만 다르다.

 

이처럼 믿음 등과 같은 다섯 가지 구성요소들이 기능으로도 나타나고 힘으로도 나타난다.

이미 <상윳따 니까야> <사께따 경>(S48:43)에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다.

“믿음의 기능이 곧 믿음의 힘이고 믿음의 힘이 곧 믿음의 기능이다.

정진의 기능이 곧 정진의 힘이고 정진의 힘이 곧 정진의 기능이다. … 통찰지의 기능이 곧 통찰지의 힘이고 통찰지의 힘이 곧 통찰지의 기능이다.”(S48:43 §5)

 

이러한 말씀은 기능들과 힘들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기능들과 힘들은 단지 다른 두 각도에서 같은 요소들을 쳐다보는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된다.

그러면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능은 통제와 지배하는 것을 의미하고 힘은 반대되는 것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확신’을 특징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통제를 한다는 뜻에서 믿음의 ‘기능’이라 하고, ‘불신’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믿음의 ‘힘’이라 한다.

나머지들은 각각 ‘분발’과 ‘확립’과 ‘산란하지 않음’과 ‘꿰뚫어 앎’을 특징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통제를 한다는 뜻에서 ‘기능(根)’이 되고,

각각 ‘게으름’과 ‘마음챙김을 놓아버림’과 ‘산란함’과 ‘무명’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힘(力)’이 된다고 알아야 한다.”(SA.iii.247)

 

다시 정리해보면, 믿음은 확신 등의 측면에서 보면 믿음의 기능이 되고 불신에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 보면 믿음의 힘이 된다.

정진은 분발하는 측면에서 보면 정진의 기능이 되고 게으름에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 보면 정진의 힘이 된다.

 

확립과 마음챙김을 놓아버림에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 각각 마음챙김의 기능과 마음챙김의 힘이 되고,

산란하지 않음과 산란함에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 각각 삼매의 기능과 삼매의 힘이 되고,

꿰뚫어 앎과 무명에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 통찰지의 기능과 통찰지의 힘이 된다.

이렇게 기능과 힘을 구분하는 것이 아비담마의 정설이다.

 

그래서 <아비담마 길라잡이>에서는 “기능(根)들은 그 각각의 영역에서 지배하는 요소들이고 힘(力)들은 반대되는 것들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고 이들과 함께하는 법들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이다”(제7장 §28)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굳이 이 다섯 가지 힘(오력)을 독립된 주제(상윳따)로 따로 모으지 않아도 되지만 다섯 가지 힘은 불교 수행법을 모두 담고 있는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보리분법)에 5근과 함께 포함되어서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상윳따 니까야>에서도 <힘 상윳따>(S50)라는 별도의 상윳따로 편집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