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초기불교산책·각묵스님

다섯 가지 기능(五根)과 간화선의 대신근.대분지.대의정

通達無我法者 2011. 1. 13. 01:59

 

 

다섯 가지 기능(五根)과 간화선의 대신근.대분지.대의정

 

 

 

간화선, 초기불전서 출처 찾아야

 

대의정은 초기불교서 강조하는

念定慧 심리현상 극대화된 상태

 

<선가귀감> 등에는 간화선 수행의 필수요소로 대신근(大信根), 대분지(大憤志), 대의정(大疑情)의 세 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이것은 솥의 세발과 같아서 이 셋이 튼튼하게 갖추어지지 않으면 결코 화두는 타파될 수 없고 견성이란 불가능하며 간화선은 의리선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첫째, 대신근(大信根)은 화두 자체를 믿음과 함께 화두를 제시해 준 스승의 가르침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육조단경>에는 ‘능히 자성을 깨치지 못하면 모름지기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서 자성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대신근은 다섯 가지 기능의 믿음에 해당한다.

 

둘째, 대분지(大憤志)는 화두참구를 줄기차게 진행시켜 나아가는 정진이다. 해태하는 마음이나 그 외 불선법들이 마음에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간단없이 화두를 챙기려는 노력이다. 이 세상에 한 번 태어나지 않은 셈치고 화두를 들다가 죽을지언정 화두에서 물러나지 않으려는 간절한 노력이다. 당연히 이 대분지는 다섯 가지 기능의 두 번째인 정진에 해당한다.

 

셋째, 그러면 무엇이 대의정(大疑情)인가. 화두에 강력한 의정을 일으켜서 나아갈래야 나아갈 수도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도 없는 의단독로(疑團獨露)를 말한다. 간화선의 주창자인 대혜스님은 혼침.망회(昏沈.忘懷) 등과 도거.저의.관대(掉擧.著意.管帶) 등 두 가지의 선병(禪病)을 극복하지 못하면 생사윤회의 미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혜스님이 간화선을 주창하게 된 근본이유 중의 하나가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혼침과 도거(들뜸)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혼침은 거듭거듭 화두를 제기함으로 극복되며 이런 화두의 제기는 바로 지혜, 즉 통찰지(慧)의 기능이다. 도거 즉 들뜸은 적정처에서 면밀하게 화두를 듦에 의해서 극복되는데 이런 주도면밀함은 다름 아닌 고요함(定, 삼매)을 말한다. 한편 이런 화두를 면밀하게 제기하는 것을 ‘우리는 화두를 챙긴다’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챙긴다는 것은 마음이 화두를 물샐틈없이 들고 있는 것을 말하며 이런 심리현상을 초기불교에서는 사띠(마음챙김, 念)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화두공부는 자성청정심과 선지식을 신뢰하는 믿음(信), 분발하는 정진(精進), 화두를 챙기는 마음챙김(念), 고요함(定), 그리고 통찰지(慧)라는 다섯 가지를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보듯이 간화선의 대신근.대분지.대의단을 초기불교의 믿음.정진.마음챙김.삼매.통찰지(信.精進.念.定.慧)의 오근.오력(五根.五力)과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간화선의 의정(疑情)은 초기불교와 상좌부불교에서 강조하는 念(마음챙김).定(선정).慧(통찰지)의 세 가지 심리현상이 극대화된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간화선도 불교수행법인 이상 부처님의 가르침 특히 초기불전에서 그 이론적인 출처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한 간화선은 정통 수행법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간화선에서 제일 강조하는 의정을 일으킨다는 것을 불교 교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해야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의정을 초기불교 수행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염.정.혜(念.定.慧) 즉 마음챙김.삼매.통찰지의 셋이 조화롭게 개발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저자 등의 관점은 앞으로 분명히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각묵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