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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수의란 마음을 제어하여 무위의 경지를 얻는 것이다.
해설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하여 그릇된 호흡 습관을 고치면 드디어 의식을 집중하지 않아도 무의식 속에서 올바른 호흡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자신의 뜻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습관들이기 나름이다.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계 戒는 도덕적인 규범을 뜻하기도 하지만 좋은 습관을 익힌다는 의미도 된다. 누구나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쁜 것을 멀리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에 따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소멸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힘을 업력(業力)이라고 하는데, 즉 쌓이고 쌓인 훈습력(薰習力)을 말한다. 무서운 이 훈습력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만 떼어버릴 수 가 있다. 마음으로 지은 업력 뿐만 아니라 몸에 배인 습성도 끊임없는 의식적 노력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 예컨대 보통 여자는 흉식호흡을, 남자는 복식호흡을 한다. 그러나 남자가 복식호흡을 잘 익히지도 않고 그냥 하게 되면 복식도 흉식도 아닌 무질서한 호흡이 되어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다. 여자가 복식호흡을 익히면 여러 가지 이득을 볼 수 있다. 흔히 복식호흡을 행하는 남자도 훈련을 통해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안 되며, 여자 역시 여러 질병을 이기는 데에 유익한 복식호흡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흔히 복식호흡으로 위장병 등이 치유되는 경우를 볼 수 있듯이, 사람은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신체조직은 바꿀 수 없으나 그 기능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붓다가 가르친 안반수의법 역시 습관이 된 나쁜 호흡을 의식적으로 바로잡으려는 훈련이다. 숨이 나갈 때 충분히 나가고 들어올 때 충분히 들어오면 그 호흡은 완전하다. 그러나 습관을 잘못 들이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잘못된 호흡을 바로잡기 위한 호흡 훈련이 필요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뿜는 것은 자율신경의 작용으로, 자율신경은 정신의 지배를 받으므로 정신집중을 통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되어 호흡도 자연히 조절된다.
마음을 제어한다는 말은 우리의 마음이 제멋대로 달리지 않게 하고 한 곳으로 몰아간다는 의미이다. 마치 말을 타는 이가 고삐를 늦추거나 조이면서 말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과 같다. 마음의 제어야말로 마음 수행의 요체이다. 따라서 불교의 수행은 심조복(心調伏)이다. 마음을 잘 다스려서 내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수행이라는 뜻이다. 불교는 마음 공부에서 그친다. 자신의 마음을 임의로 조절할 수만 있다면 생사의 초월이 바로 거기에 있음을, 또한 열반의 세계도 거기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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