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14. 안반수의의 열 가지 내용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5:20

1-14. 안반수의의 열 가지 내용

안반수의에는 열 가지 지혜가 있다. 숨을 세는 수식(數息), 숨과 마음이 서로 따르는 상수(相隨), 마음이 숨에 머무는 지(止), 자재로운 상태인 관(觀), 자신에게 돌아오는 환(還), 깨끗한 상태인 정(淨), 그리고 네 가지 진리인 사제이다. 이 열 가지 지혜가 이루어지면 이른바 삼십칠도품경에 합치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해설
안반수의, 즉 호흡의 들어오고 나감에 정신을 집중하는 데에는 열 가지 지혜가 있다. 첫째는 수를 세는 것으로 가장 손쉬운 것부터 시작한다. 둘째는 상수로서 호흡과 마음을 서로 따르게 한다. 마음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호흡에 따라 하나가 되게 한다. 수를 세면 아음이 그 수에 쏠려 호흡과 하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수를 셈으로써 수와 호흡을 각각 존재하게 하긴 하나 마음이 수를 헤아리고 있기 때문에 멀리 달려나가지 않는다. 이에 익숙해져 마음이 어떤 한 가지에 머물게 되면 그 다음에 호흡 자체에 마음을 쏠리게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이루어지면 마음과 호흡이 서로 따르게 된다.

다음은 지로서, 마음을 그친다. 마음을 그친다는 것은 호흡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넷째는 관으로, 마음이 호흡에서 떠나 외계의 사물을 대할 때 잡된 생각 없이 관조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는 환이니 마음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돌아와서 밖으로 달려나가거나 흩어지는 일 없이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정이니,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청정본심(淸淨本心)이다.

다음은 고집멸도(苦集滅道)라는 네 가지 진리다. 청정한 본심에 이르게 되면 비로소 일체가 괴로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괴로움의 원인과 그것을 없애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며, 드디어 올바른 길도 알게 된다. 이처럼 열 가지가 모두 이루어지면 안반수의가 완성된다. 이것은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으로 설법하고 있는 내용과 합일된다.

'삽십칠품경(三十七道品)'이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서른일곱 가지 수행 방법이니 앞에서 말한 삼십칠도품이라고도 한다. 도품은 깨달음의 종류라는 뜻으로, 도는 지혜, 곧 깨달음이며 품은 종류이다. 먼저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이를 사념처(四念處)라고 한다. 부모에게서 받은 육신이 부정하다고 관(觀)하는 신념처(身念處), 우리의 마음이 받아들이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 참된 것이 아니라고 관하는 수념처(受念處), 우리의 마음이 항상 변하고 있다는 무상(無常)을 관하는 심념처(心念處),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다고 관하는 법념처(法念處)이다. 붓다는 이 네 가지를 순차적으로 총괄하여 관하라고 설법한다.

다음은 네 가지 올바른 노력을 뜻하는 사정근(四正勤)이 있다. 아직 나타나지 않은 나쁜 습성이나 마음을 끊기 위해 애쓰는 율의단(律儀斷), 이미 나타난 악행이나 마음을 끊으려고 노력하는 단단(斷斷)아직 나타나지 않은 선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수호단(隨護斷), 이미 나타난 선함을 더욱 증대하기 위해 힘쓰는 수단(수斷)이다. 이 네 가지 노력들은 마음의 태만을 끊음으로써 행할 수 있다. 

이런 수행이 이루어져서 보다 높은 단계에 이르면 또 네 가지가 더 있다. 바라는 바가 뜻대로 되는 욕여의족(欲如意足), 노력한 것이 뜻대로 되는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 마음가짐이 뜻대로 되는 심여의족(心如意足), 지혜가 뜻대로 나타나는 혜여의족(慧如意足)이다.

다음으로는 오근(五根)이라는 다섯 가지 훌륭한 힘이 나타난다. 뛰어난 믿음이 생기는 힘〔信根〕, 부지런히 노력하는 힘〔精進根〕, 올바른 것을 생각하는 힘〔念根〕, 한결같이 마음을 고요히 하는 선정의 힘〔定根〕, 지혜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慧根〕등이다.

또다른 힘으로는 믿는 힘〔信力〕, 부지런히 노력하는 힘〔勤力〕, 올바른 것을 생각하는 힘〔念力〕, 선정의 힘〔定力〕, 지혜의 힘〔慧力〕을 얻게 된다.

다음으로 깨달음의 지혜를 도와주는 일곱가지를 닦게 되는데, 모든 법을 가려서 선악을 선택하는 택법각지(擇法覺支), 수행의 바른 길로 정진하는 정진각지(精進覺支), 마음에 선함을 얻어서 기뻐하는 희각지(喜覺支), 그릇된 번뇌를 제거하고 능히 선한 것으로 나아가는 제각지(際覺支), 밖의 세계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사각지(捨覺支), 명상에 들어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정각지(定覺支), 생각을 잘 가다듬어 지혜로 가는 생각만을 하는 염각지(念覺支) 등이다. 이를 칠각지(七覺支)라고 한다. 이것이 모두 이루어지면 드디어 팔정도를 닦아서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팔정도는 불교적인 수행이 모두 이루어져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가장 올바르고 거룩한 상태에 도달한 경지이며, 곧 깨달은 자의 삶이다. 팔정도는 인생이나 세계에 대한 견해가 공 그대로 받아들여져 지혜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정견(正見),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올바른 생각을 지니고 결의하는 정사유(正思惟), 올바른 생각에 의해서 남을 이롭게 하는 말을 하는 정어(正語), 일상 속에서 스스로 그릇된 행위를 하지 않고 진리만을 행하는 정업(正業), 일상 생활에서 정당하고 남에게 해가 없는 생계수단으로 살아가는 정명(正命), 극단에 떨어지지 않는 중도로써 올바르게 부지런히 애쓰는 정정진(正精進), 항상 무상과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실체가 없음을 생각하는 정념(正念), 고요하고 또렷한 마음가짐인 정정(正定)의 여덟이다.

이상을 합하면 37가지의 수행이 된다. 삼십칠도품경의 이 수행들은 안반수의경의 십힐(十 )에 해당한다. 그 상응 관계는 다음과 같다.

수식(數息)- 사념처(四念處)
상수(相隨)- 사정근(四正勤)
지(止) ---- 사여의족(四如意足)
관(觀) ---- 오근(五根)
환(還) ---- 오력(五力)
정(淨) ---- 칠각지(七覺支)
사제(四諦)- 팔정도(八正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