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2-7. 여덟 가지 바른 길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5:35

2-7. 여덟 가지 바른 길

수식은 네 가지 뜻을 그치고, 상수는 네 가지 뜻을 끊는다. 지는 네 가지 신족념(神足念)이, 관은 오근과 오력이 된다. 환은 일곱 가지 깨달음이 되고 정은 여덟 가지 (올바른) 길이 된다. 

해설
지(止)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지(數支)로, 수를 세는 행위에 의식을 집중한다. 둘째는 상수지(相隨止)로, 마음과 호흡이 서로 따르게 함으로써 마음을 그친다. 셋째는 비두지(鼻頭止)로, 숨의 들어오고 나감이 모두 코끝에서 정지한다. 넷째는 숨에만 마음이 쏠려서 이로 인해 고요히 그치는 것이다. 이들 네 가지는 항상 움직이는 마음을 어느 한 곳에 머무르게 하는 수행이다. 우리는 좋은 일이나 나쁜 일, 혹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 일을 생각한다. 선이나 악,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보거나 들을 때에 좋은 것을 보고서도 마음이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이 집중되어 있는 올바른 호흡이다. 반대로 나쁜 것을 보거나 듣게 되더라도 마음이 쏠리지 않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좋은 것을 대할 때는 그만큼 집착하기 쉽다. 이런 모든 잘못에 빠지지 않기 위해 수를 센다.

다음으로 호흡할 때 수를 세지 않더라도 마음이 호흡에 쏠리고 있는 상수의 단계에서는 네 가지 마음이 끊어진다. 네 가지 마음이란 첫째는 진리를 모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잘못된 생각이며, 둘째는 진리를 알고 있긴 하나 수행이 부족하여 갖게 된 잘못된 생각이다. 셋째는 끊지 않고도 끊어지는 무루법(無漏法)으로서,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여섯 가지 감각 기능으로부터 생기는 허물이다. 마지막은 팔식(八識)등과 같이 자체로는 잘못이 없으나 번뇌를 만나서 잘못된 마음이다. 이런 마음은 호흡과 마음이 실체가 없기 때문이며, 그릇된 마음은 마음으로 교정할 수가 없고 숨과 마음을 조화시킴으로써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반수의법의 묘리(妙理)가 있다. 이것은 연기의 도리를 잘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선교방편(善巧方便)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마음이 선정(禪定)에 들어가면 네 가지 신통력, 즉 앞에서 말했던 사여의족의 네 가지 초자연력을 얻게 된다. 생각을 자기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욕여의족(欲如意足), 마음을 두고자 할 때 마음대로 둘 수 있는 염여의족(念如意足), 마음을 써서 노력함에 있어 마음대로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인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 생각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이다. 이 힘들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힘일 뿐 결코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이 아니다.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숙명통(宿命通), 타심통(他心通), 신족통(神足通) 등은 마음을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번뇌를 없앤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붓다가 깨달음의 극치에서 얻었다는 누진통(漏盡通)은 마음의 수행이 쌓이고 쌓여서 마음이 깨끗해진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

천안통은 눈의 초능력으로 마음의 눈이 열린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마음의 눈이란 어떤 사물의 실상을 꿰뚫어보는 힘이다. 천이통도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말이나 어떤 소리를 듣고서 근 본뜻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숙명통은 보이지 않는 과거나 미래를 알 수 있는 힘이고, 타심통은 남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힘이다. 끝으로 누진통은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려서 스스로의 삶을 관찰하고 그 근원을 찾아서 조절하는 힘이다.

초능력처럼 생각되는 이 힘들은 사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힘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지니고 있는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호흡과 정신이 조화되어 신체 기능이 원만해지고 뇌의 기능이 최대한으로 발휘되면 자연히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뇌세포는 다른 기관보다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붓다의 안반념법은 현대의학의 관점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호흡법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관하는 능력이 더해지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몸으로 감촉하고, 마음으로 알아차리는 감각 기능이 뛰어나게 될 뿐 아니라 믿는 힘, 노력하는 힘, 생각하는 힘, 마음을 진정시키는 힘, 지혜의 힘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힘들이 점차 도를 더해 감에 따라 마음을 돌려서 안으로 끌어들이면 지혜의 빗을 밝히게 되니, 모든 법을 살펴서 선악을 가려내는 이성이 밝아지고, 수행을 용맹스럽게 행하고, 헛된 행동을 버리는 의지력이 생기며, 남을 위하는 것을 기뻐하는 자비심이 생기고, 참된 자기의 근본을 키우려고 노력하게 되고, 버릴 것을 버리는 용기가 생기게 되고, 적정(寂靜)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지혜와 고요함이 한결같은 깨달음의 길로 들어간다. 그리하여 드디어 청정한 본심에 이르게 되면 여덟 가지 올바른 길로 가게 된다. 이것이 팔정도(八正道)로서, 바른 견해〔正見〕, 바른 생각〔正思惟〕, 바름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활〔正命〕, 바른 노력〔正精進〕, 바른 관념〔正念〕, 올곧은 정신통일〔正定〕이다. 이 팔정도의 실천은 고를 멸하고 깨달음을 얻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