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4-17. 상수의 바탕은 수식이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28

4-17. 상수의 바탕은 수식이다

수식은 빠르기를 바라고 상수는 늦기를 바란다. 어느 때는 수식이 마땅히 편안하게 느리고, 어느 때는 상수가 마땅히 빠르게 된다. 수식은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면 마땅히 편안하고 느리게 되기 때문이다. 수가 흩어지면 마땅히 빨라진다. 상수 또한 이와 같다. 제일의 수식과 상수는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비록 수식은 마땅히 기운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알려고 하나 마음이 수에 있다. 수식은 다시 상수를 행한다. 지와 관이 숨을 얻지 못하는 것은 전생의 습기(習氣) 때문이다. 상수에 있는 지와 관은 비록 상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지와 관이 마땅히 돌아와서 수식으로부터 일어난다. 수식과 마음이 떠나지 않으면 이것은 법의 떠남이 된다. 법이 아니면 수식과 마음은 잘못을 따르지 않는다. 마음이 세간에 있으면 곧 죄에 떨어진 것이다.

해설
수를 헤아리는 수식에서 다시 상수의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을 흩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다. 수를 헤아릴 때나 상수의 경우나 다같이 마음이 흩어지면 숨이 빨라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편안한 상태에서 느긋하게 숨을 쉬게 된다. 수식이나 상수에서는 숨이 편안하고 느려지는 것이 바람직하니, 마음의 평안은 마음을 흩어지지 않게 하여 얻어진다. 그런데 수식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숨이 빨라지기 쉽고, 상수의 경우에는 숨이 느려지기 쉽다. 그러므로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도록 하여 마음을 흩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수식으로 기운의 들어오고 나감을 의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때 마음은 수에 있게 된다. 수식으로부터 상수의 지와 관을 행하게 되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수식이 몸에 잘 익혀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상수를 행하고 다시 자와 관을 얻으려면 수식을 잘 익혀야 한다. 수식이 상수, 지, 관의 기초이다. 그러므로 수식으로부터 다음의 단계들이 차례차례 얻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먼저 수식법부터 잘 익혀야 한다. 수식에서 마음이 수에서 떠나지 않음은 법으로부터 떠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법을 떠나면 상수가 될 수 없고, 지나 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법이란 나타나는 모든 사물이다. 나타나는 사물과 하나가 되어 숨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 것이 수식이다. 그런데 수식이 잘 이루어졌더라도 수나 다른 것에 집착하면 법에서 벗어나고 만다.

마음이 오직 수와 함께하는 것이 상수인데, 이 역시 법을 떠나지 않는다. 상수의 단계에서는 수를 의식적으로 헤아릴 필요가 없다. 수를 헤아리면 그 수에 얽매여 모든 사물과 마음을 일치시킬 수 없는 상태면 그것은 법과 함께하는 다음 단계를 예비한다. 상수에서는 호흡과 마음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식에 있어서 마음이 수를 떠나지 않으면 비록 법을 떠난 방편이기는 하지만 상수, 지, 관으로 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