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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잘못되어 숨의 잘못됨이 사라지지 않으면 숨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숨의 잘못됨인가? 곧 세 가지 어둠 중에서 가장 심한 것이다. 이것이 숨의 잘못됨이다. 어떤 것이 세 가지어둠인가? 곧 세 가지 독이 일어날 때에는 몸 속이 바로 어두워지기 때문에 세 가지 어둠이라고 한다. 세 가지 독이란 첫째는 음란한 것을 탐하는 것이고, 둘째는 노여움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이다. 사람은 모두이 세 가지에 머물다가 죽기 때문에 독이라고 말한다.
해설 우리는 호흡으로 몸 안에 산소를 받아들여서 피를 깨끗이 하고 다시 몸 안에 생긴 나쁜 독소를 폐를 통해 박으로 내보낸다. 그러므로 호흡은 폐를 통한 생명력의 끊임없는 공급과 배출이다. 새것이 들어오면 옛것이 나간다. 호흡은 흉곽의 확대와 축소의 되풀이요, 횡경막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심장으로 피가 들어가게 하고, 다시 나오게 하여 정맥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게 한다.
이처럼 호흡이 신체의 여러 기관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주 지적했다시피 호흡은 정신상태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가령 근심이나 걱정이 있으면 심장의 고동이 약해져 피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며 횡경막의 운동도 둔화된다. 그와 반대로 기뻐서 크게 웃을 때에는 폐가 확대되고 축소되는 폭이 커지고, 횡경막의 상하운동이 강해지며, 심장의 움직임도 활발해져 자율신경이 강화된다.
숨에 잘못이 있으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치를 말한 것이니, 잘못은 우리의 몸을 덮어서 원만한 생리작용을 방해한다. 우리의 호흡에서 잘못됨과 같은 장애를 세 가지 어둠이라고 한다. 덮어서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는 무엇인가? 붓다는 탐(貪), 진(瞋), 치(癡)를 들고 있다. 이를 삼독(三毒)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여 무명(無明)의원이 될 뿐만 아니라 호흡까지도 방해한다.
이상과 같은 설명을 통해 우리는 올바른 정신상태가 올바른 육체 활동을 일으키고, 올바른 육체 활동이 올바른 호흡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올바른 호흡이 올바른 정신과 육체를 유지하게 한다. 예방의학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 설명은 물질만능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인간의 완성과 행복을 성취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무엇인지를 시사해 주고 있다. 붓다는 항상 어떤 현상의 근본을 보라고 가르쳤다. 올바르지 못한 호흡의 원인은 잘못된 정신상태에 있으며, 탐, 진, 치의 삼독을 없애면 극복할 수 있다. 요즘 들어 심신요법(心身療法)이라는 새로운 방향의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따라서 병을 치료할 때에도 심신일여(心身一如)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붓다는 이미 안반념법을 통해서 그것을 실천한 것이다. 인간은 삼독에 의해 고통을 받고 그 고통으로 인해 죽는다. 때문에 붓다는 탐진치를 없애기 위한 길로 팔정도를 제시한 바 있다. 그 팔정도를 얻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과 물질의 조화시키는 물심일여(物心一如)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일 것이다. 몸과 마음의 연관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심신일여의 입장에서 현대인의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고 달성해야만 한다. 지나친 물질 위주의 문명이나, 반대로 지나친 정신 위주의 편협한 문명은 지양되어야 하고, 또한 그런 양 극단에 속하는 의료행위도 시정되어야 한다. 미국의 한 학자는 '모든 병의 80%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일본 큐슈 대학의 조사 보고에 따르면 심장 질환으로 인해 심전도 검사를 받은 환자 중 70% 이상이 심장신경증을 앓고 있는 것을 밝혀졌다.
심리현상은 뇌의 전반부인 대뇌피질에 나타난다. 지(知), 정(情), 의(意)라는 마음의 작용이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인간의 정신작용은 거의 대뇌피질의 대부분의 점유하고 있는 대뇌신피질이라는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그보다 깊은 곳에 고피질이라는 영역이 있다. 고피질은 여러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뇌의 고피질은 동물마다 모두 크기가 같으며, 동물적인 작용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특히 내장의 작용을 조절하기 때문에 내장뇌라고 부리기도 하며, 심리 현상을 관장한다고 하여 감정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심장이나 위장 등 내장의 활동을 조절하는 영역이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마음과 몸이 대뇌의 고피질에서 조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대뇌의 새로운 피질과 오래된 피질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고피질이 감정을 관장하고 신피질이 이성을 관장하고 있으므로 이 둘이 잘 조화되면 이성과 감정이 조화된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조화를 얻기 위한 방법이 바로 명상이며, 명상은 마음과 몸을 결합시키는 고삐를 잡는 일이다. 말을 타는 사람이 말고삐를 잡듯이 심신을 결합시키고 있는 고삐를 틀어쥐지 않으면 안 된다. 명상훈련을 통해 신경과 호르몬 분비선을 조절하고, 신피질과 고피질에 영향을 주어 이들을 조절하는 거이다. 특히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여 대뇌의 신피질을 거쳐 송과선이나 뇌하수체에 자극을 주면 그로 인해 고피질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신피질에 있는 동물성의 중추신경계와 고피질에 있는 식물성의 중추신경계 두 가지를 조절하게 된다.
탐진치라는 삼독을 없애면 생리학적으로는 대뇌의 신피질과 고피질이 잘 조화되어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고피질은 탐욕과 노여움을, 신피질은 어리석음을 다스린다.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는 수식은 신경과 호르몬선의 훈련이며 대뇌의 신피질과 고피질의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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