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4-20. 마음이 사람을 부린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32

4-20. 마음이 사람을 부린다

사람이 마음을 부리지 않고 마음이 사람을 부린다. 마음을 부린다는 것은 수식과 상수, 지, 관, 환, 정을 말한다. 삼십칠품경을 생각하면 마음을 부리게 된다. 사람이 도를 행하지 않고 탐내고 구하여 욕망에 따르면 마음이 사람을 부리게 된다.

해설
사람이 마음을 부리지 않고 마음이 사람을 부린다고 했다. 여기서 사람이란 부파불교의 독자부(犢子部)나 정량부(正量部), 경량부(經量部)에서 주장하는 푸드갈라pudgala로, 우리를 태어나거나 죽게 하는 주체이나 우리의 실체이다. 이를 인간이라고 번역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이 경우 인간은 형태를 갖춘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형태를 갖추게 하는 인간의 실체, 곧 우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우리의 몸을 형성하게 하는 주체이다. '사람이 마음을 부린다.'고 하면 이 마음의 주체, 곧 근본마음이 겉에 나타나서 움직이는 마음을 부린다는 뜻이다.

마음이 마음을 부리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확고하게 잡고 있어야 하는데, 수식과 상수, 지, 관, 환, 정이 그런 힘을 기르게 하는 호흡훈련의 여섯 단계이다. 이 마음의 근본을 잡아서 잘 닦는 수행을 설법한 경전이 바로《삼십칠품경(三十七品經)》이다. 이 경전은 불도 수행의 목표이자 깨달음의 최고 경지인 열반에 이르게 하는 37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주로 마음수련에 대한 것이며, 호흡수련을 통해서 마음의 열반을 얻게 하는《삼십칠품경》이 세계를 실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이미 안반수의법과 비교하여 상세히 소개한 바 있으니 생략하고 다만 그 개요만 다시 한번 살펴보기로 한다.

 

사념처(四念處) : 마음을 쓰는 네 가지 방법
사정근(四正勤) : 네 가지 올바른 노력
사여의족(四如意足) : 네 가지가 뜻대로 되는 수행
오근(五根) : 다섯 가지 감각의 훈련
오력(五力) : 다설가지 감각의 훈련
칠각지(七覺支) : 일곱 가지 지혜를 얻는 훈련
팔정도(八正道) : 여덟 가지 올바른 실천의 훈련

 

이들 모든 수행은 마음이 사람을 부려서 올바른 삶을 살게 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마음이 마음과 몸을 올바르게 움직이면 그것이 곧 깨달음을 얻는 길이다. 근본마음이 흔들려서 도를 행하지 않고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사람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람이 마음을 부리게 된다. 붓다는 안반수의법을, 우리의 근본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하여 마음과 몸이 잘못되지 않도록 올바르게 부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