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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숨과 들어오는 숨이 오음의 모습을 받는다는 것은 곧 마음의 삿된 생각이 속히 바뀌어 올바르게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깨달음이 나타나서 끊으면 오음의 모습을 받게 된다. 받는다는 말은 받음이 받지 않은 모습이다. 오음의 모습을 받음으로써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어느 곳에서 멸하는가를 안다. 멸하는 것은 열두 인연을 받은 사람이 열두 인연으로부터 생하고, 또한 열두 인연으로부터 죽는다는 뜻이다. 생각하지 않는 것은 오음을 생각하지 않음이다.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어느 곳에서 멸하는가를 아는 것은, 곧 선과 악의 인연으로 일어났다가 곧 다시 없어지니, 또한 곧 몸과 기의 생멸을 말한다. 생각하면 곧 생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곧 죽는다. 마음과 몸은 동등하니, 이것이 생사의 길을 끊게 된다. 생과 사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나쁜 일은 모두 마음으로부터 온다.
해설 들어오고 나가는 숨은 우리의 몸과 마음의 영향을 받고, 몸과 마음은 다섯 가지 요소인 색, 수, 상, 행, 식의 영향을 받는다. 호흡 또한 오온을 떠날 수 없으므로 오온을 받는다. 따라서 몸이나 마음이 나쁘면 호흡도 나빠지고, 마음이 기쁘고 쾌적하면 호흡도 고르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에 잡된 생각이 떠오르면 곧 속히 돌려보내 올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마음을 바르게 하겠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자각 역시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니, 마음이나 몸의 변화가 어디서부터 일어나고, 어디로 없어지는가를 알아야 한다.
붓다는 이 세계의 물질이나 정신의 모습을 통해서 열두 가지 인연의 도리를 발견하였다. 호흡이나 마음의 좋고 나쁨은 열두 가지 인연으로부터 일어나고, 열두 가지 인연에 따라 없어진다. 열두 가지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인간의 생명은 무명(無明)에서 시작하여 생존 활동의 움직임〔行〕이 생겨나고, 다시 의식〔識〕이 일어나서 형태〔名, 色〕가 형성된다. 다시 이로부터 여섯 가지 감각 기관〔六處〕의 여섯 가지 감각 기능〔六根〕이 있고, 다시 이로부터 외계의 상황을 알게 된다〔觸〕. 다시 이로부터 애착〔愛〕이 생기고, 그것을 취하게〔取〕되어 존재를 보고 드디어는 태어나서 늙고 죽는 현존재가 있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생멸 과정이다. 호흡이나 마음의 생멸도 이 열두 가지 과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열두 가지 인연에 의하면 나쁜 마음은 무명으로부터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 없애기 위해서는 무명의 원인인 탐진치를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마음이 올바른 상태로 돌아오고, 동시에 호흡도 바르게 된다. 열두 가지 인연은 무명으로부터 생하고 무명으로 돌아가서 없어진다. 그러므로 탐진치라는 나쁜 인연으로 생로병사가 있으니, 나쁜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바꾸면 생로병사가 없는 세계를 얻을 수 있다. 탐진치의 세 가지는 연기의 도리를 몰라서 생기는 마음이다. 용수(龍樹)는 탐진치의 원인을 비여리작의(非如理作意)라고 설파했다. 인연의 도리에 맞지 않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그릇된 호흡이나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생과 사를 떠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무명도 생각하는 데서 생하고 생각하지 않는 데서 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의 생사는 마음에 있고, 마음은 기(氣)라는 일종의 힘이다. 좋은 마음이나 나쁜 마음의 힘에 의해서 우리의 존재는 생겨날 수 도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기를 잘 드러나게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살이 결정된다. 생사의 길을 끊고 절대 평온의 세계에 머물고자 한다면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붓다는 모든 나쁜 것은 마음에 의해 생겨나고 없어진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마음이 일어나는 과정과 그 원인을 살펴 무명을 없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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