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6-5. 나는 지금의 숨에 있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51

6-5. 나는 지금의 숨에 있다

지금은 앞과 그 앞이 되지 않는다. 되지 않는 지금이란 앞에 생각한 바가 이미 멸한 것을 말한다. 지금의 생각은 앞의 생각이 아니다. 또한 전세에 지은 바는 각각 스스로 복을 얻어 금세에 지은 바(가 아니)다. 또한 지금 행한 선은 앞에 행한 악이 아니다. 또한 지금의 숨은 앞의 숨이 아니고 앞의 숨이 아니고 앞의 숨은 지금의 숨이 아니다.

해설
들숨이 없어지면 들숨 앞에 있었던 날숨이 생기고, 그것이 없어지면 다시 들숨이 들어온다. 호흡만이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앞의 생각은 과거의 것이 되고 현재의 생각이 생긴다. 과거에 지은 죄는 없어지고 현재의 복이 생긴다. 과거의 악행은 없어지고 현재의 선행이 있을 수 있다. 마음이든 몸이든 호흡이든 모든 것은 생과 멸 속에 있다. 지금도 생과 멸은 계속되고 있으므로 과거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현재에 끌릴 필요도 없다. 현재도 찰나에 생한 것이요, 찰나에 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멸의 연속 속에 무상(無常)이 보인다. 그러나 그 무상함이 지금의 삶을 누리게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한 것이다. 오늘, 지금의 삶, 지금의 마음, 지금의 호흡이 중요하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생멸을 거듭한 끝에 이어져 온 것이다. 없어지고 말겠지만 또 생할 것이 틀림없다. '나'라는 존재 역시 찰나에 생멸하는 존재라고 보면 지금의 '나'는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지금 착한 마음으로 선행을 하면 그 과보로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먹은 마음, 지금 행한 일이 생멸을 거듭하면서 미래로 이어지므로 지금이 소중하다. 과거와 미래가 모두 현재로 와 있다. 지나간 과거는 잊어야 하고 오지 않은 미래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고, 현재는 미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은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를 성실히 살아간다.

호흡도 마찬가지이다. 들숨과 날숨에 정신을 집중하여 '지금 들어온다. 지금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자각하면 현재의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생멸하는 호흡에 의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행하고 있는 호흡은 우주의 진리를 보아야 한다. 지금의 마음은 내 마음의 근본이며 지금의 내 행동은 내 삶이요 영원한 나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