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6-13. 淨은 몸과 마음의 깨끗함이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7:00

6-13. 淨은 몸과 마음의 깨끗함이다

안과 밖으로 스스로 신체를 관함에 무엇이 신(身)이고, 무엇이 체(體)인가? 뼈와 살은 신이고, 여섯 가지 정이 합쳐 체가 된다. 무엇이 여섯 가지 정인가? 곧 눈은 색과 합하고, 귀는 소리를 받아들이고, 코는 향기로 향하고, 입은 맛을 바라고, 곱고 미끄러움은 몸이 되고, 마음의 쇠퇴는 종자를 심고, 어리석음이 생물을 있게 한다. 

안과 밖의 신과 체가 거듭하여 나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곧 사람이 탐하고 구하는 데에는 크고 작음과 앞과 뒤가 있다. 곧 바라는 바를 마땅히 얻어서 분별하여 관하라. 관이란 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의 의지는 보는 것이고 관을 아는 것이다. 신과 체가 머물면 앉아서 생각을 일으키고, 일으킨 생각은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행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집착이 있으면 식(識)이 된다. 이것이 몸이 그침을 관하는 것이다.

해설
인간이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여기서는 우리의 몸을 가리키는 신체라는 말이 그런 두 가지 의미를 지녔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은 육체요 체는 정신이다. 육체는 뼈와 살로, 정신은 여섯 가지 감각 기능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섯 가지란 눈, 귀, 코, 혀, 피부, 마음 등으로, 불교에서는 이를 육근(六根)이라고 한다. 이러한 육체와 정시의 기능이 합해져서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살피고 이들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수행이다. 육체와 정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여섯 가지 중에서 의는 나머지 것들의 바탕이 된다. 곧 눈이 어떤 물질적 대상을 인식하거나, 귀가 어떤 소리를 받아들이거나, 코로 어떤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알거나, 피부로 거친 것과 고운 것, 또는 매끄럽고 딱딱한 것을 감촉하는 데에는 의라는 정신기능이 근본이 된다. 이 의근(意根)의 움직임에 의해서 모든 감각 능력이 있고, 그에 의해서 대상을 받아들여 우리의 정신생활이나 생명현상이 일어난다. 또 의근이 쇠퇴하여 잘못된 곳으로 움직이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서 어리석은 마음을 갖게 되고,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고뇌에 찬 삶이 시작된다. 이와 같이 우리의 몸은 밖으로 육체를 형성하고, 안으로 정신현상을 나타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마음을 안정하기 위해서, 즉 의근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잘못된 마음인 탐욕부터 없애야 한다. 탐욕을 없애려면 우선 탐욕의 성격을 잘 관찰하여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탐욕이 나타난 모습을 살펴서 크고 작은 탐욕을 분별하고 또한 앞에 나타난 탐욕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분별하고 나면 결국 탐욕도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요, 마음을 바로잡으면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탐욕은 항상 무언가를 갖고자한다. 그러면 그런 생각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것은 우리의 의근으로부터 온다. 의근의 움직임에 의해 인식작용이 있고, 또한 인식작용이 육체와 합해져서 우리의 몸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면 우선 마음의 근본인 의근을 다스려야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 올바른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을 올바르게 볼 수 있어야 한다. 육체와 정신사이의 인연 관계를 바르게 보는 일이 곧 관이다. 본다고 함은 올바르게 안다는 뜻이다. 청정한 세계는 무엇이든 그릇된 점을 바로잡아 올바르게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탐욕이 있으면 눈이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귀도 제대로 듣지 못하며, 코도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혀도 맛을 모르고, 피부도 감촉을 느낄 수 없으며, 의식작용도 올바르게 행해지지 않는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려면 모든 사물의 실상을 정확하게 보고 생각하여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

여기서는 청정한 세계인 정은 올바른 관찰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고, 올바른 관찰 또한 올바른 지를 떠나서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안반념법에서의 지와 관은 정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닦아야 할 수행의 단계이다. 이 단계들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일관성을 가지고 앞과 뒤, 크고 작음을 조화시켜 올바른 호흡과 삶을 이루기 위한 방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