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족을 얻는 데에는 다섯 가지 마음이 있다. 첫째는 기쁨, 둘째는 믿음, 셋째는 정진, 넷째는 정(定). 다섯째는 통(通)이다.
해설 오근(五根0, 곧 다섯 가지 뛰어난 작용에 대한 설명이다. 바라던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서 세상만사가 자신을 따르니 기쁨이 있다. 이때의 기쁨은 변함 없는 기쁨이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지 뜻대로 되기 때문이다. 내 마음도 생각대로 되고, 남의 마음도 나에게 따르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이 기쁨은 절대적이다. 진리를 깨달아서 나와 하나가 되면 우주와 내가 하나이니 모든 것이 나와 함께 한다. 나의 생명도 우주와 더불어 영원하고, 나의 몸이나 말, 마음이 걸릴 데가 없다.
이렇게 되면 마음은 항상 환희에 가득하여 안온한 가운데 자재함을 얻으니 숨이 들어오고 나감에 따라 자재로움을 느낀다. 이를 경험하면 몸이 마음에 따라서 유순하여 흩어지지 않게 된다. 이것이 믿음이다.
호흡에 있어서도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마음이 같이 하여 몸과 마음이 항상 흩어지지 않음은 바로 이러한 믿음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흩어지지 않고 항상 같이 하면 이미 신통력을 얻은 사람이다.
몸과 마음이 한결같이 움직이면서 권태를 느끼지 않고 일을 추진하며, 거침 없이 진리를 말하고, 마음에 힘이 생겨서 강인한 의지와 꾸준한 사유가 뜻하는 대로 움직인다. 이를 정진이라 한다.
정진은 몸과 마음과 말이 한결같이 나아가는 것이다. 붓다의 일평생은 그야말로 정진, 정진, 또 정진이었으며 그는 정진으로 일생을 마치셨다. 그래서 임종 때도 제자들에게 '정진하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다음에는 항상 마음이 주인이 되어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며 의젓하게 자리잡고 밝게 비춤을 정(定)이라 한다. 기쁨과 믿음과 안온함 가운데 마음이 일정한 상태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흔히 선에서는 제1단계에서 마음이 기쁨과 안온함을 얻는다고 한다. 제2단계에서는 어떤 사물을 대하더라도 적응하여 안온함을 잃지 않으며 견고하고 부동하게 된다. 이때 다음 단계의 신통을 얻고자 바라면 천안이 열리고, 천이가 투철하게 들리며, 모든 생명의 과거와 미래를 알고, 남의 마음을 아는 자의자재(自意自在)에 이른다. 마치 보석을 만드는 사람이 여러 가지 색깔의 금붙이로 마음대로 영락이나 귀고리, 반지 등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여 몸과 말이 마음을 따르면 마음이 주인이요, 마음 이외의 모든 것은 종이 되어 항상 따르므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이로써 제4단계에 이른다. 이미 제4선을 얻으면 마음과 몸의 자재함이 이와 같으니, 이것이 통(通)이다.
흔히 사선오통(四禪五通)이라고 한다. 통(通)의 단계에 이르면 움직임 속에 마음의 전일함을 잃지 않고, 무서운 정진력으로 못할 바가 없으며 굳은 신심으로 흔들리지 않고 삶이 항상 환희 속에 영위된다. 이런 삶이 바로 호흡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설법하고 있다.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미 신족을 얻으면 믿음의 힘인 신근(信根)이 뛰어나게 나타난다. 마음과 몸이 흔들리지 않고 강인해져 정진근(精進根)이 나타나고, 모든 사물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의근(意根)이 나타나고, 능히 법을 분별하여 가는 곳을 아는 지혜근(智慧根)이 나타난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힘이 구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