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8-8.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7:25

8-8.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

사신족념(四神足念)이 힘을 다하지 않으면 오통(五通)을 얻고, 힘을 다하면 자재함이 육통으로 향한다. 도인이 사신족을 위하여 오통을 얻고 뜻이 다하면 가히 육통을 얻어서 뜻이 이루어지니 곧 마음이 만물을 바라지 않는다.

해설
사신족은 욕여의족(欲如意足),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 염여의족(念如意足), 심여의족(心如意足),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 등의 네 가지다. 욕여의족은 바라는 일을 뜻대로 할 수 있는 힘이요, 정진여의족은 하고자 하는 일에 꾸준히 정진하는 힘이다. 염여의족은 마음에 둔 일이 뜻대로 되는 힘이며, 사유여의족은 진리를 생각하면 뜻대로 되는 힘이다.

이들 네 가지의 중심이 염여의족이다. 이 네 가지는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모두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앞에서 우리는 신통력이 어떤 특수한 능력이지만 기적이 아닌 정신력의 무한한 확대임을 알았다. 여기서 사신족을 얻기 위해서는 그 생각을 일으켜서 이들을 얻으려고 힘을 다하지 않으면 오통만을 얻고, 힘을 다하면 육통을 얻게 된다고 한다.

오통은 천안통, 천이통, 숙명통, 타심통, 신족통 등이다.

천안통은 뛰어난 통찰력이다. 육안으로 천리 만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만일 육안으로 천리나 만리 밖의 물건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천안통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고 몸이 편안하여 한결같은 생각으로 천리 밖의 어떤 상황을 살펴본다면 능히 그것을 짐작하여 살필 수 있다. 천리만리 떨어진 먼 곳에 있는 자식이 항상 고향의 부모님을 골똘히 생각하고 사모해 꿈에 소상하게 나타나는 것과 같다. 잠재의식 속에 박혀있는 고향의 모습이 잠든 고요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의 고향은 진짜 고향의 모습이다. 마음의 눈에 비친 것이다. 육안으로 본 것과 같다. 그래서 천안통이라고 한다.

천이통은 이처럼 귀로 직접 듣는 것이 아니다. 꿈에 그리운 부모님의 목소리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수행이 쌓인 도인은 움직이되 고요함을 떠나지 않으므로 낮에도 천안통이나 천이통을 가진다. 낮과 밤, 깨어 있거나 잠든 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숙명통은 현재를 보면 능히 과거나 미래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의 인연을 살펴 알면 그 일이 있게 된 내력과 앞으로 있게 될 일도 알 수 있다. 현재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아는 것이 올바른 견해다. 올바른 견해는 인연법 그대로 보는 것이니 원인에 의해서 결과가 있게 된 것이므로 과거나 미래는 불을 보듯 분명하다.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 거울처럼 맑고 둥근달과 같이 결점이 없는 사람은 현재의 그림자 속에 지난날의 모습이 살아 있음을 보고 앞으로 있을 일도 보게 되는 법이다. 이것이 숙명통이다. 염력이 뛰어난 사람은 몇 전생의 일도 알 수 있고 내생의 일도 알 수 있다.

타심통도 이와 같다. 사람의 마음은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점이 있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헤아려 남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시시각각 바뀌고 시대에 따라 변하나 원칙은 변함이 없다. 그 사람의 환경이나 모양과 마음가짐에 따라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중 마음가짐은 일정하지 않으므로 그 마음을 꼭 잡아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마음도 현재의 마음, 과거의 마음, 미래의 마음이 있으나 실체가 없기 때문에 마음을 꼭 잡아 알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타심통은 실체가 없는 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과거심, 미래심, 현재심이 모두 불가득이지만 그 마음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불가득이라는 사살을 알면 이미 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누구나 마음에는 훈습력(薰習力)이 있다. 훈습력에 의해서 나타난다. 곧 마음이 있게 된 인연을 살펴보면 마음의 일어나고 없어짐을 알 수 있다. 내 마음의 생멸을 보고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가 곧 타심통이다. 내 마음이나 남의 마음은 곧 우주 일체의 마음이기도 하다. 모든 중생의 마음을 알면 자비심이 일어날 것이다. 타심통은 남의 마음을 좋은 길로 인도하고 나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힘으로 자비심이 없으면 안 된다.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지고 마음을 써서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신족통은 뛰어난 민첩성이다. 두뇌가 잘 움직여 생각하는 곳에 마음대로 도달하는 힘이다. 몸과 마음이 건전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기민하고 뛰어난 두뇌와 무한한 신체의 가능성을 유감 없이 개방한 사람은 신족통을 얻은 사람이다. 정신집중으로 두뇌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기만함과 통찰력을 가지고 신체의 모든 장기가 건전하여 혈액이 원활히 움직이면 뛰어난 기능이 발휘된다. 붓다의 호흡과 명상은 이러한 신족통을 얻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수행이다.

누진통은 모든 번뇌를 없애고 지혜를 나타내는 힘이다. 무시 이래로 쌓이고 쌓인 업력을 극복하고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려면 많은 수행을 해야 한다. 붓다는 이 경지에 도달한 분이다. 범부나 특수한 수행인은 오통까지 성취할 수 있으나 누진통을 얻기는 어렵다. 깨달은 사람이 아니면 누진통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힘을 다하면 자재함이 육통으로 향한다'고 했다.

오통을 얻으면 그 마음이 자연히 육통으로 갈 수 있다. 천안이나 천이나 숙명이나 타심, 신족 등 다섯 가지 신통력을 얻은 사람은 이미 번뇌가 없어지고 있으니 마음을 더 써서 번뇌를 �으려 하면 누진통을 얻게 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누진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잡아함경≫ 제 26 ≪금비라경(金毘羅經)≫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비구는 마땅히 안나반나념(安那般那念)을 닦으라. 그러면 큰 과보와 복리를 얻으리라. 이 비구는 제2, 제3, 제4선의 자비희사(慈悲喜捨), 공입처(空入處), 식입처(識入處), 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 비상비비상입처(非想非非想入處)를 구족하고, 삼결(三結, 세 가지 번뇌)이 다하여 수다원과(修陀洹果)를 얻고, 삼결이 다하여 탐진치가 엷어져서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얻고, 오하분결(五下分結, 중생을 욕계에 결박하는 번뇌)이 다하여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고, 무량한 신통력인 천이(天耳), 타심지(他心智), 숙명지(宿命智), 생사지(生死智), 누진지(漏盡智)를 얻고자 하면 마땅히 안나반나념을 닦으라. 이와 같이 안나반나념은 대과대복리를 얻는 것이니라."

실로 사신족을 얻으려는 생각을 일으켜서 오통을 얻고 육통으로 나아가서 누진통까지 얻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게 된다. 모든 번뇌가 끊어지고 마음과 몸이 같이 하고, 나와 만물이 하나가 되었으니 어찌 다시 만물에 마음을 쓸 것인가. 나를 보면 일체를 보고 나를 얻으면 일체를 얻는다. 내가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여 지헤에 걸림이 없으니 만물은 곧 나의 빛 속에 있다. 그러니 어찌 다시 만물을 바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