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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를 (얻기) 위해서 뿌리가 있으니 유위(有爲)의 일들은 모두 악이 된다. 곧 생각이 생기면 뛰어난 것을 얻지 못한다. 이른바 선(禪)을 얻는 것은 위력으로 인함이다. 또한 악은 선의(善意)를 이기지 못한다. 다시 일어나도 멸하기 때문에 힘이 된다. 정에 힘을 쓰면 악한 마음이 오려고 해도 무너뜨리지 못하니 선의는 고로 정에 힘을 쓰는 것이다.
해설 앞에서 네 가지 뛰어난 힘인 사신족이 나타나면 다섯 가지 힘인 믿음과 정진과 생각과 적정과 지혜의 힘이 생긴다. 그 힘이 더욱 증장하면 번뇌에 의해서 멸하지 않는 믿음의 힘과, 정진력과, 한결같이 한 생각만을 일으키는 염력과, 일심으로 생각하여 흩어지지 않는 정력(定力)과, 진리를 관찰해서 아는 지혜의 힘이 생긴다고 했다. 이러한 힘들은 흩어지지 않는 생각으로부터 생기므로 생각이 한결같이 흩어지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오근(五根)이나 오력(五力)은 사신족이 뿌리가 되어 종자를 거둬들임과 같다. 뿌리 없는 종자는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뿌리가 좋으면 좋은 종자를 수확하게 되고, 뿌리가 나쁘면 나쁜 종자를 수확하게 된다.
그러면 좋은 종자에 속하는 한결같이 흩어지지 않는 생각, 곧 정(定)의 힘은 그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 그 뿌리는 함이 없는 마음에 있다.
무위(無爲)의 생각이 좋은 뿌리요, 함이 있는 유위(有爲)의 생각은 나쁜 뿌리다. 나쁜 뿌리로부터는 힘있는 정(定)이 나올 수 없다.
'생각이 있으면 뛰어남을 얻지 못한다.'는 번뇌 등의 좋지 않은 조작된 마음이 일어나고 없어지면서 우리를 괴롭힌다는 뜻이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를 올바른 삶으로 이끌어가지 못한다. 곧 나쁜 뿌리와 같아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함이 있으면 모두 악이 된다.'는 조작된 생멸심이 우리를 미혹케 한다는 뜻이다. 즉 나쁜 뿌리와 같은 마음가짐은 뛰어난 힘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생각이 있으면 뛰어남을 얻지 못한다.'는 유위의 상, 곧 생멸을 거듭하면서 항상 흩어지는 생각은 뛰어난 힘을 얻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호흡과 마음이 한결같이 일치하여 생각이 흩어지지 않으면 무위의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이 뛰어난 힘을 얻는다. 무위의 생각은 바로 정(定)의 생각이니 정의 힘을 얻게 된다.
다음으로 '선을 얻으면 이로 인해 힘을 얻는다.'고 했다. 선은 정(定)이므로 선을 얻으면 정의 힘을 얻는다. 이러한 고요한 마음과 올바르고 안정된 자세인 튼튼한 뿌리로부터 얻어진다.
올바른 호흡과 명상은 튼튼한 뿌리요, 이 뿌리로부터 선정력을 얻어서 팔정도(八正道)와 같은 좋은 열매를 얻게 되고, 안반념법의 마지막 단계인 청정을 얻으려면 지(止)가 뿌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止)는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어 흩어지지 않는 것이나, 이 힘이 더해가면 사물을 관찰하여 그 실상을 알게 되고, 마음과 숨이 대상의 한 곳에 머물게 된다. 이러한 단계에 이르면 밖으로 나간 생각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억제하면 집착 없이 관조하는 환(還)과 정(淨)의 세계에 머물게 되니 좋은 열매를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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