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4. 四意止의 구체적인 내용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8:45

12-4. 四意止의 구체적인 내용

 

사의지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상이 아님을 생각하는 심의지요, 둘째는 고를 생각하는 신의지요, 셋째는 공을 생각하는 유의지요, 넷째는 부정을 생각하는 낙의지다. 이를 사의지라 한다.
천하의 일체 모든 일은 몸의 통양으로 들어간다. 법으로 들어가는 도로(都盧)는 네 가지 일에 지나지 않는다.
사의지란 첫째는 단지 숨을 생각할 뿐,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단지 선만을 생각할 뿐 악을 생각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스스로 몸은 내 소유가 아님을 생각하고, 만물도 모두 내 소유가 아님을 생각하여 곧 다시 향하지 않는다. 넷째는 눈은 색을 보지 않고 마음이 법 가운데에 있다. 이를 사의지라고 한다.

해설
사의지, 곧 사념처는 무엇을 관하고, 무엇을 깨달으며, 그 깨달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의지는 몸을 통해서 부정함을 보고, 감수작용을 통해서 고를 알며, 마음의 움직임을 통해서 무상함을 알고, 법을 통해서 실체가 없음을 아는 관법이다. 따라서 몸이나 감수작용, 마음, 법이라는 일체의 사물을 통해서 그 실상을 알게된다. 즉 네 가지 대상을 관해 연기의 공임을 안다. 그러므로 네 가지는 긍정되면서도 부정되었으니,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으면서 부정도 아니고 긍정도 아니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다시 상낙아정으로 긍정된다.

사의지는 상이 아니라 고요 공이요 부정임을 생각하여 안다.

심의지로 상이 아님을 생각하고, 신의지로 고를 생각하며, 유의지로 공을 생각하고, 낙의지로 부정을 생각한다고 했다. 이 넷은 마음과 몸과 존재, 곧 유의지와 즐거움, 곧 쾌락을 관하고, 결국 우리의 마음은 절대적인 아니라 변하며 우리 몸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게 한다. 또한 모든 존재는 인연으로 생하고 멸하는 공임을, 쾌락은 깨끗하지 않음을 알게 한다.

낙의지(樂意止)는 감각적인 쾌감 등에 대하여 관함으로써 그 쾌감이 즐길 바가 못되는 부정한 것임을 알게 한다. 또한 유의지(有意止)는 존재, 곧 법의지와 같다. 신의지나 심의지, 법의지는 모두 몸과 감수작용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다. 몸은 밖이고 감수작용은 안이다. 모든 의지는 안과 밖이 서로 어울려서 있게 된다. 곧 안과 밖의 인연에 의해서 생긴다. 그러므로 사의지는 인연법에 따라서 깨달음을 얻는 관법이다. 이것을 통해서 저것을 안다. 이것은 몸과 마음과 감수작용과 법을, 저것은 상이 아님과 고와 공과 부정을 말한다. 깨끗함을 통해서 부정을 알고, 즐거움을 통해서 고를 알며, 상(常)을 통해서 무상을 알고, 아(我)를 통해서 무아를 안다. 그러므로 깨끗함이 부정으로 바뀌고, 부정이 다시 깨끗함으로 바뀐다. 즉 서로 떠나지 않는 관계에 있으므로 공이다. 법을 떠나서는 몸도, 마음도, 감수작용도 없다. 즉 인연에 의해서 있고 없어지므로 네 가지 의지는 모두 법의지에 포섭된다고 할 수 있다. 신법(身法), 염법(念法), 심법(心法)은 모두 일체법에 속한다. 도로(都盧 drona)는 '모두'의 뜻이다.

그러면 이들 사의지가 이루어지면 어떤 행으로 나타나는가. 네 가지 행으로 나타나는데, 첫째로 신의지에서는 숨을 생각하게 될 뿐 생각이 숨에서 떠나지 않는다. 몸에 대한 정신집중이므로 마음이 몸의 작용인 숨에서 떠나지 않는다. 둘째로 염의지에서는 일념으로 선만을 생각할 뿐이다. 감수작용으로 얻어지는 쾌감 등에 끌리면 악을 짓게 되는데, 이것이 끊어진 염의지에서는 선만을 생각하게 된다. 셋째 심의지에서는 마음의 무상함을 통해서 일체 사물의 무상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나의 몸을 비롯한 만물이 모두 내 소유가 아님을 알게 된다. 무상은 곧 무아이기 때문이다. 넷째 법의지에서는 일체의 법이 연기의 도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색이 곧 공이다. 그러므로 색인 동시에 색이 아니다. 색은 연기의 법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에서 '색을 보지 않고 마음이 법 가운데 있다.'고 했다. '색을 보지 않는다.'는 '색은 색이 아니고 연기의 공'이라는 뜻이요, '마음이 법 가운데 있다.'는 인연법 속에 마음이 머물러 그에 따른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여 사의지가 이루어지면 생각이 숨과 더불어 항상 같이 있고, 선만을 생각하여 행하며, 나의 몸이나 만물에 집착하지 않고, 법에 따라서 자유자재한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