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7. 마음의 주인은 마음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8:48

12-7. 마음의 주인은 마음

 

묻되, 누가 주인으로서 몸의 마음과 통양을 압니까. 답하되, 몸이 있으면 몸의 마음이 알고, 통양은 통양의 마음이 알고, 마음의 마음은 마음의 마음이 안다. 주림이 있으면 주린 마음이 알고, 목마름이 있으면 목마른 마음이 알고, 추위가 있으면 추운 마음이 알고, 열이 있으면 열의 마음이 안다. 이로써 분별하여 안다. 몸의 마음은 몸의 마음을 일으키고, 통양의 마음은 통양의 마음을 일으키고, 마음의 마음은 마음의 마음을 일으키고, 법의 마음은 법의 마음을 일으킨다.

해설
사의지의 수행에 있어서 몸과 통양, 곧 수를 관하고, 마음과 법을 관할 때 무엇이 관하는 주인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관하는 대상과 관하는 사람이 있어야 관하는 작용이 있다. 그러면 몸을 관하여 그 부정함을 아는 자는 누구인가. 몸을 아는 자이니 바로 몸에 있는 마음이다. 마음이 주가 되고 몸이 대상이 된다. 통양을 아는 자는 통양을 아는 마음이며, 마음이 통양을 관하는 주인이다. 마음을 관하는 자는 마음속에 있는 인식의 주체, 곧 마음이다. 알려지는 것도 마음이요 아는 것도 마음이다. 알려지는 마음을 심소(心所)라 하고 아는 마음을 심왕(心王)이라고 한다.

경에서 말한 의의(意意)는 심소와 심왕을 가리킨다. 심소와 심왕은 모두 마음이다. '마음의 마음'이란 심소를 아는 심왕이다. 주림은 주림을 아는 마음이 관하는 대상이요, 목마름이나 추위나 더위 등도 모두 그것을 아는 마음의 대상이다. 주관이 객관을 분별하여 아는 주인이다. 또한 무엇이 주인이 되는 마음을일으키는가. 몸을 관하는 마음은 몸에 있는 마음이 일으킨다. 마음을 일으킨 것도, 일으켜진 것도 마음이다. 연기법에 의해 일으킨 자와 일으켜진 자가 존재한다. 어느 것이 먼저고 나중이 아니다. 이들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심소와 심왕도 상응 관계에 있기 때문에 심상응법(心相應法)이라고 한다. 유부(有部)에서는 심왕을 떠나서 심소의 본체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서 따로 있다고 하나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경에서 심왕은 스스로 일으킨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의지에 있어서 네 가지 마음을 일으키는 주체는 네 가지에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마음을 그치게 하는 것도 마음이다. 네 가지 전도를 일으킨 마음도 마음이요, 네 가지 전도를 떠난 마음도 마음이다. 일으킨 마음도 마음이요, 그친 마음도 마음이다. 따라서 사의지의 수행이 스스로 마음을 그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