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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족은 첫째 신신족(身神足)이요, 둘째는 구신족(口神足)이요, 셋째는 의신족(意神足)이요, 넷째는 도시족(道神足)이다. 생각이 날아가서 생각이 멸을 바라지 않으면 도에 따르지 않는다. 사이제발(四伊提鉢)의 넷은 수, 이제(伊提)는 그침이요, 발(鉢)은 신족이다. 날으려 하면 곧 난다. 어느 때는 정진하여 앉아서 7일이면 곧 얻고, 혹은 7개월 혹은 7년이다.
해설 사신족, 곧 악이 끊어지고 선이 전일하게 행해지는 것이 신족이다. 법대로 이루어지는 세계이다. 그래서 사신족을 사여시족(四如是足)이라고도 한다. 이에는 네 가지가 있다. 몸이 법대로 움직여지는 신신족, 말이 법대로 행해지는 구신족, 마음이 법대로 움직여지는 의신족, 도가 법대로 전일하게 행해지는 도신족이다. 이들 네 가지는 마음이 한결같이 법을 떠나지 않고 전일하게 유지되었을 때 나타난다. 만일 마음이 한결같이 법대로 움직이지 않고 비약하여 악이 멸해지지 않는다면 네 가지 신족도 나타나지 않아서 도에 따르지 않는다. 도에 따르지 않으면 죄에 떨어진다.
그래서 사신족은 사의단으로부터 있고, 오근과 오력으로부터 있다고 했다. 사신족을 사여시족이라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여시족은 네 가지 여시족이다. 여시족은 본래 이제발(伊提鉢 iddbi-pada)이라고 하는데, iddbi는 여시(如是), pada는 족(足)이니 지위의 뜻이다. 그런데 경에서는 '이제(伊提 iddbi는 지(止)가 되고 발(鉢) pada은 신족이다.'고 했다. 그렇다면 사지신족(四止神足)이 된다. '정(定)과 지(止)로 얻어지는 네 가지 신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신족을 사정의(四定意), 곧 자재정의(自在定意, 마음의 전일함), 정진정의(精進定意, 몸, 말, 마음이 굳게 전일함), 의정(意定, 뜻, 심식의 전일함), 찰계정의(察誡定意, 도에 전일하게 들어감)라고도 한다.
'날으려 하면 곧 난다.'는 마음이 전일하여 걸림이 없는 삼매의 세계를 말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사신족에 이르려면 정진력이 얻어져 7일이면 이를 수 있으나, 혹은 7개월이나 7년이면 구족된다고 설한다.
《대지도론》에서 '사정근(四正勤)을 행할 때는 마음이 좀 산란하여 정(定)으로써 마음을 걷어내기 때문에 여의족이라고 한다. 가령 좋은 음식이라도 양념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없고, 들어가 맛이 나면 뜻대로 된 것과 같다. 또한 사람이 다리가 둘이 있고, 다시 좋은 말이나 수레를 얻으면 뜻대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수행자도 이처럼 사념처(四念處)의 진실한 지헤와 사정근(四正勤)의 올바른 정진을 얻으면 지헤가 더욱 증진하나 전일한 정력(定力)이 약하다. 그러나 네 가지 정을 얻어서 마음을 섭심하면 지혜와 정력이 같이 하여 바라는 바를 모두 얻기 때문에 여의족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에 의하면 사여의족은 올바르게 정진하는 힘으로 얻어지는 정력에 의해서 구족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대지도론》은 다시 '사종의 정(定)은 욕망이 주가 되어 정을 얻고, 정진이 주가 되어 정을 얻으며, 정의 인연이 도를 생하게 한다. 유루(有漏), 혹은 무루(無漏)의 마음이 주가 되어 정을 얻고, 사유를 주로 하여 정을 얻으며, 정의 인연은 도를 생하게 한다. 유루, 혹은 무루의 선(善)과 같이 함을 공여의(共如意)라 하고, 욕망이 생하는 네 가지 정을 성여의(性如意)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사신족은 마음이 전일하여 적정 그대로 선행(善行)에 정진하는 데에서 나타나는 뛰어난 능력이다. 초능력 같은 특수한 능력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갖추어져 있는 근본능력이다.
또한 《아비달마순정리론(阿毘達磨順正理論)》 제71권 제3절 <삼십칠보리분법(三十七菩提分法>은 '정(定)에 있어 신족의 이름을 세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 영묘한 덕이 의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고 설한다. 《구사론》은 이 중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신(神)은 곧 정(定)이다. 이는 곧 욕(欲) 등이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영묘한 덕이 의지하는 곳'은 정이 능히 변화심을 일으켜서 구족하는 신변불가사의한 묘용이 곧 신(神)이요, 변화하는 작용이 의지하는 원인이 되는 욕(欲), 근(勤), 심(心), 사유(思惟)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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