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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족에는 아홉 가지 종류가 있다. (배를)타는 것, 수레를 타는 것, 말을 타는 것, (느리게) 걷는 것, 속히 걷는 것, 달리는 것 등이 신족이다. 밖으로 계가 굳은 것 또한 신족이고, 지성 또한 신족이 되며, 인욕도 신족이 된다. 신족을 행함에는 마땅히 마음이 날아야 한다. 묻되, 마음이 난다 함은 어떤 것입니까. 답하되, 네 가지 인연이 있다. 하나는 믿음이요, 둘째는 정진이요, 셋째는 정이요, 넷째는 마음을 바꾸지 않음이다. 어떤 것이 믿음인가. 날아간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요. 어떤 것이 정진인가. 날아가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정인가.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것인가. 곧 비행에 머물러서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몸은 도를 행하기를 바라지 않으나 마음이 바라면 곧 간다. 신족은 이와 같이 마음이 날으려 하면 곧 능히 나는 능력이다.
해설 신족이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느냐에 대한 분류는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네 가지가 있다.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속도와 마음가짐으로 다시 분류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아홉 가지가 있다고 했다. 배를 타고 가는 속도, 수레를 타고 가는 속도, 말을 타고 가는 속도, 또는 걷거나 빨리 걷거나 뛰는 정도의 속도도 있을 것이다.
신족이란 마음이 전일한 정의 상태에서 신속하게 움직이고 느리게도 움직이면서 마음먹은 일을 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빨리 움직이면서 한결같은 정진도 있고, 천천히 움직이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마음이 정에 있으면 걸림이 없이 전일한 움직임을 가지기 때문에 난다고 한다. 하늘을 하는 새처럼 우리의 마음도 정에 있으면 걸림 없이 달려간다. 그래서 경에서는 비행(飛行)이라고 했다. 몸이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난다.
경에서는 '계가 굳은 것'을 신족이라고 했다. 정에 들어 있는 마음이 아니면 계를 굳게 지킬 수 없다. 마음이 흔들리면 계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경에서는 지성이나 인욕도 신족이라고 했다. 지극한 마음은 한결같이 선한 마음으로 하는 정진이다. 지극히 정성스러우면 하늘도 안다고 했으니, 이러한 지성은 우리의 마음이 적정에 들었을 때 뛰어난 작용을 한다. 인욕도 이와 같다. '신족을 행함에는 마땅히 마음이 날아야 한다.'고 했다. 걸림 없이 하늘을 나는 새와 같이 목표를 향해서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남다른 뛰어난 속도도 이루고 그 효과도 수승하게 된다. 신족이 구족한 것이다. 몸의 움직임이 걸림이 없어서 스승한 일을 하면 신신족(身神足)이요, 말에 걸림이 없이 진리를 설하면 구신족(口神足)이요, 마음이 그와 같으면 의신족(意神足)이요, 도를 행함이 이와 같으면 도신족(道神足)이다.
어떻게 하면 이처럼 마음이 날 수 있는가. 네 가지 인연이 있다고 했는데, 믿음, 정진, 정, 부전의(不轉意)이다. 이들 네 가지는 마음에 불가사의한 전변이 있게 함으로써 마음이 바뀌지 않게 한다. 믿음은 힘이 있고, 정진도 힘이 있고, 정이나 마음이 바뀌지 않게 한다. 믿음은 힘이 있고, 정진도 힘이 있고, 정이나 마음의 부동도 힘이 있다. 그 힘이 신족을 이룬다. 신족은 마음이 나는 것이다. 마음을 날게 하려면 정을 얻어야 한다. 정은 신변난사의 묘용(妙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신(神)이다. 이러한 신은 믿음, 정진, 정, 부전의가 있게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욕(欲), 근(勤), 심(心), 사유(思惟)를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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