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3-8. 世世生生의 인연법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1:11

13-8. 世世生生의 인연법

 

술도란 지혜이다. 무릇 세 가지 지혜가 있으니, 하나는 무수한 세상의 부모, 형제, 처자를 아는 것이요, 둘째는 무수한 세상의 희고 검고 길고 짧은 것을 알아서 타인이 마음속에서 생각하는 바를 아는 것이요, 셋째는 독을 이미 끊는 것, 이렇게 셋이다.

해설
지혜를 얻는 것이 삼십칠도품의 수행이라면 그 지혜는 무엇으로 나타나는가.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혜를 얻은 사람은 마땅히 세 가지를 안다고 했다. 첫째는 무수한 세상에 있었던 나의 부모, 형제, 처자를 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나 혼자만으로가 아니라 부모님을 인연으로 해서 태어난 것이다. 이 인연을 안다면 무수한 세세에 걸쳐서 수많은 부모와의 인연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내가 현생에서 태어나고 삶과 죽음의 과정을 통해서 나와 가까운 인연을 맺은 중생들이 있다. 가장 깊은 인연을 맺은 것이 형제와 처자다. 이러한 인연을 꿰뚫어본다면 부모, 형제, 처자와의 막중한 인연을 잊지 않고, 수많은 세상에 수많은 형제와 처자에게 베풀어야 할 무한한 성공덕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지혜를 얻은 사람은 나의 부모, 형제, 처자만이 아니라 나와 직. 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남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인연법을 알면 희고 검은 것, 길고 짧음을 분별함에 있어서 그것이 있게 된 인연도 알게 되니, 나의 마음을 헤아려서 남의 마음까지 알 수 있다. 남은 나와 다르지 않다.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고, 내가 크면 남도 크다. 인연법을 안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마음을 헤아려서 남이 바라는 바를 채워주고, 남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도록 한다. 이것이 연기법을 살리는 지혜로운 삶이다. 내가 없으면 남도 없고, 남이 없으면 나도 없다. 남이 기뻐야 내가 기쁘고, 남이 괴로우면 나도 괴롭다는 것은 천고에 변하지 않는 법이다.

셋째로는 '독을 이미 끊는다.'고 했다. 독은 악이요 죄다. 악한 마음을 일으켜 죄를 지으면 그 죄는 현재에 그치지 않고 영원히 이어지며, 나에게만이 아니라 나와 인연이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미친다. 인연법은 시공을 초월하여 만고에 이어지며 무량세계에 두루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혜 있는 자가 어찌 죄를 지을 수 있으랴.

경문에서 한문으로 '術도'라고 한 것은 인도의 고어로서 팔리어의 sujja로 생각된다. su-jja로 보아서 지혜가 된다. vijja라고 하여 명(明)인 vidya로 생각할 때에는 술도가 되지 않으므로 나는 sujja로 보았다. 접두사 su가 jja에 붙은 것으로 보면 지혜가 될 수 있다. 한문음과도 통하고 뜻도 통하기 때문이다. 이 경에서는 간혹 팔리어를 원어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經典 >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9. 六通智의 세계  (0) 2007.12.05
13-7. 주객 조화의 지혜  (0) 2007.12.05
13-6. 아는 것에서 되는 것으로  (0) 2007.12.05
13-5. 善意와 道意  (0) 2007.12.05
13-4. 隨病說藥의 지혜  (0) 200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