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록/(祖堂集)
1. 행록
마조(馬祖)스님의 법을 이었고, 강서(江西)에서 살았다. 스님의 휘는 회해(懷海)이며, 복주(福州) 장락현(長樂縣)사람으로 성은 황(黃)씨다. 어릴 적에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부처님께 절을 하더니 불상을 가리키면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게 무엇입니까?”
“그것은 부처님이시다.”
“생김새가 사람 같아서 나와 다름이 없는데요! 뒷날 나도 부처가 되겠습니다.”
그 뒤에 스님이 되고서는 최상승(最上乘)을 흠모하여 바로 대적(大寂:마조스님의 호)스님 회상으로 가니, 대적스님이 보자마자 맞이하여 입실(入室)케 하였다. 스님께서 깊은 관문을 깨달은 뒤에는 다시는 딴 곳으로 가지 않았다.
스님께서 평생동안 고상하고 절도있게 수행한 일은 형용키 어렵거니와 날마다 운력에는 반드시 남보다 먼저 나섰다. 일
맡은 이가 민망하게 여겨 몰래 연장을 숨기고 쉬기를 청하니, 스님께서 말했다.
“내가 아무런 덕(德)도 없는데 어찌 남들만 수고롭게 하겠는가.”
스님께서 두루 연장을 찾다가 찾지 못하면 공양도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하는 말이 천하에 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