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40. 수도자는 가난해야 한다 / 광혜 원련 (廣慧元璉)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3:58
 


40. 수도자는 가난해야 한다 / 광혜 원련 (廣慧元璉) 선사



광혜 원련 (廣慧元璉:951~1036,, 임제종, 수산성념의 법사) 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할 때면

늘 사람들에게 재물과 이익을 멀리하고 먹고 입는 것을 간소하게 하라고 하였다. 또 언젠가

는 ꡒ만약 도를 배우려거든 먼저 가난과 고생 속에서 힘써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

고는 도를 이루려고 하여도 이룰 수가 없다"고 하였다.

원련선사는 입적할 때 대중을 불러놓고 말하였다.

ꡒ내가 평소 너희에게 재물과 이익을 멀리하고 먹고 입는 것을 소박하게 하면 반드시 도업

(道業) 을 이룰 것이라고 가르쳤는데, 무슨 까닭인가? 모든 죄업은 재물 때문에 생겨나고 모

든 더러움은 입과 몸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일생 동안 재물을 모으지 않았고 대중들

과 따로 밥을 먹지 않았으니, 그것이 내 분수 밖의 일이어서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어버이를 작별하고 출가하여 마음을 알고 근원을 통달해서 무위법 (無爲法) 을 깨닫고자 하

면 세간의 재물을 버리고 걸식으로 만족하며 하루 한끼 먹고 나무 밑에서 하루 밤을 자야

한다. 이것이 부처님의 밝으신 가르침인데, 어찌 그것을 어길 수 있겠느냐. 내가 만약 잘 먹

고 잘 입는 것으로 자재해지려 했다면, 어째서 세속에 살면서 어딜 가나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고 무얼 하려고 하필 부처님의 형상과 옷을 빌어 불법문중을 파괴하랴. 이미 불자가 되었

으면 불자다운 행동을 해야 하며, 나는 복이 있고 인연이 있으니 마음놓고 업을 지어도 된

다고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부모와 스승에까지 누를 끼쳐 함께 지옥에 들어가는 일이다.

요즘 세상에 선지식이라 하는 어떤 이들은 자기 안목이 바르지 못해서 입만 열었다 하면 사

람의 목숨을 끊으려 하고 부딪치기만 하면 독사같은 마음을 품는다. 이익이나 명예를 보면

피를 본 파리처럼 결코 포기할 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은 또 나는 선을 알고 도를 깨쳤다고

하며 봉 (棒) 도 하고 할 (喝) 도 하니 참으로 괴로운 일이다. 그대들은 행각할 때에 반드시

이 점에 주의해야 한다."

말을 마치고는 입적하였다. 「주봉록 (舟峯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