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깊은 밤에 본 두 스님 / 불조 고 스님
불조 고 (佛照曠) 스님이 처음 귀종사 (歸宗寺) 의 주지로 있을 때, 오로지 법도에 맞게 하여 조금치도 게으른 일이 없었다. 어느 날 깊은 밤에 예불 〔修敬〕 을 마치고 승당 (僧堂) 의 화로 앞에 앉아 있으려니 갑자기 두 스님이 승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한 사람은 긴 눈썹에 눈처럼 흰 머리칼이었으며, 또 한 사람은 소년이었는데 모두가 훤출한 키에 용모가 빼어났다. 고선사는 마음속으로 ꡐ나의 회하에도 이런 승려가 있었구나' 하면서 기뻐하였는데, 잠시 후 두 사람은 승당 밖으로 나갔다. 고선사는 뒤를 밟았는데 그들이 불전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갔다. 안에는 등불이 환하게 밝혀 있고 향로에는 그때까지 불씨가 남아 있기에 고선사는 향을 사르고 예불을 하였다. 두 사람이 다시 밖으로 나가자 또 그 뒤를 밟았는데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향갑을 불전 안에 놓아둔 채 잊고 나왔기에 몸을 돌이켜 찾으려고 하니 불전의 문에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마침내 불전의 수직행자 (守直行者) 인 수순 (守舜) 스님을 불러 열쇠로 문을 여니 향로에는 아직도 향 연기가 흩어지지 않았으며 향갑이 보계 (寶堦:佛像으로 오르는 계단) 위에 놓여 있어 자신도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묘희스님은 불조선사에게서 직접 이 말을 들었는데 그 때 수순행자가 곁에 있으면서 그곳을 가리키며 이 이야기를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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