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 4.
운문(雲門)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행동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절 밥 먹는 것이다."
"그렇게 해나가고 있을 땐 어떻습니까?"
"쌓아 모을(畜)수도 있느냐?"
"모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모으려느냐?"
"옷 입고 밥 먹는데 무슨 어려움 있겠습니까?"
"왜 털 쓰고 뿔 달린 축생이라고 말하지 않느냐?"
그러자 운문스님은 절하였다.
스님께서 시중(示衆)하셨다.
"제방에서는 모두들 격식을 붙들고 있는데, 어째서 딱 깨치게 해 줄 한 마
디를 던져 그들의 의심을 없애주지 않느냐."
운문스님이 대중 속에서 나오더니 물었다.
"아주 부사의한 곳에서는 어째서 있는 줄을 모릅니까?"
"바로 그 부사의함 때문에 있는 줄을 모른다."
설두스님은 달리 대답(別語)하였다.
"달마가 왔군."
운문스님이 "이런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야 가까워질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주 부사의한 곳에서는 가까이 하지 말게."
"매우 부사의한 곳에서가 아니라면 어떻습니까?"
"비로소 가까이 할 줄 안다 하겠네."
운문스님은 녜, 녜 하였다.
묘희(妙喜)스님은 말하였다.
"탁한 기름에 다시 검은 등심지를 붙이는군."
운문스님이 "뒤바뀌지 않는 사람이 찾아오면 스님께서는 맞이하시겠습니
까?" 하고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 조산은 그런 쓸데없는 짓은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