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록(曹山錄)

시 중 57.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14:00
 


시 중 57.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짐승이 사자입니까?"

  "아무 짐승도 가까이 하지 못하지."

  "어떤 짐승이 사자새끼입니까?"

  "부모를 능히 삼킬 수 있는 자이다."

  "이미 뭇 짐승이 가까이 하지 못한다 했는데 무엇 때문에 새끼한테 먹힐

까요?"

  "새끼가 포효하면 할애비까지도 다 없어진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는가?"

  "다한 뒤엔 어찌됩니까?"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가지."

  "할애비가 없어졌는데 아비는 어디로 돌아가는지요?"

  "돌아갈 곳도 없다."

  "앞에서는 무엇 때문에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간다 하셨습니까?"

  "비유하면 왕자가 한 나라의 일을 해내는 것과 같다."

  다시 말씀하셨다.

  "여보게, 이 일은 한쪽에 막혀서는 안되니, 고목 위에서 다시 몇 송이 꽃을

따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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