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 57.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짐승이 사자입니까?"
"아무 짐승도 가까이 하지 못하지."
"어떤 짐승이 사자새끼입니까?"
"부모를 능히 삼킬 수 있는 자이다."
"이미 뭇 짐승이 가까이 하지 못한다 했는데 무엇 때문에 새끼한테 먹힐
까요?"
"새끼가 포효하면 할애비까지도 다 없어진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는가?"
"다한 뒤엔 어찌됩니까?"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가지."
"할애비가 없어졌는데 아비는 어디로 돌아가는지요?"
"돌아갈 곳도 없다."
"앞에서는 무엇 때문에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간다 하셨습니까?"
"비유하면 왕자가 한 나라의 일을 해내는 것과 같다."
다시 말씀하셨다.
"여보게, 이 일은 한쪽에 막혀서는 안되니, 고목 위에서 다시 몇 송이 꽃을
따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