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 59.
스님께서 두순(杜順: 화엄종 초조)과 부대사(傳大士)가 지은 법신게(法身
偈)를 읽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라면 그렇게 말하지는 않겠다."
문도들이 다시 지어주십사 청하여 게송을 짓고 거기에 주석을 달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는 본래 나 아니며(내가 아니요)
나도 본래 그가 아니라오(그가 아니요)
그는 내가 없으면 죽고(너 때문에 살아가노라)
나는 그와 같으니, 부처이고(그래도 부처는 아니고)
내가 그와 같으니, 노새라네(둘 다 될 수 없도다)
공왕(空王: 佛)의 봉급을 먹지 않는데(임금의 밥을 받거든 그대로 토해낼 것이요)
어느 겨를에 기러기 서신 전하랴(소식이 통하지 않는구나)
나는 횡신창(橫身唱)을 부르리니(멋대로 불러봐라)
그대는 배상모(背上毛)를 추어라(너와는 같지 않다)
백설곡(白雪曲:고상한 노래)을 부르려나 했더니(백설곡이라 여겼더니)
파가(巴歌: 저속한 노래)가 될까 두렵구나.(이 구절에는 주를 붙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