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기 25.
한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리를 차지하고 옷을 입는다' 했는데 무엇이 자리를
얻는 것입니까?"
스님께서 대답했다.
"이쪽 저쪽을 살피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옷을 입는 것입니까?"
"벗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옷이기에 벗을 수가 없습니까?"
"사람마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옷이 그것이다."
"이미 사람마다 모두 가지고 있다면 입어서 무엇하겠습니까?"
"일어서건 쓰러지건 항상 따라다니며 어디를 가나 살 길이 트인다' 한 말
을 듣지도 못했는가?"
"이 뒤에 저절로 보게 될 일은 무엇입니까?"
"옷 입었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스님께서 또 말했다.
"옷을 벗고 와서 나를 만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