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43. 차암 수정(此菴守淨)선사의 대중법문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17:30
 


43. 차암 수정(此菴守淨)선사의 대중법문



서선사(西禪寺)의 차암 정(此菴守淨)선사는 묘희스님 회하에서 공부하여 크게 깨친 이로 종안(宗眼)이 밝았는데 일찍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자신의 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공을 이룬다. 공을 이루면 편히 앉아 태평을 이루고 태평을 이루면 베개를 높이 베고 아무런 근심이 없다. 석 자[尺]의 칼을 뽑아들지 않고 한 벌의 활을 어루만지지도 않고 말은 화산(華山)남녘으로 돌려보내고 소는 도림(桃林)들녘에 방목하니, 때맞은 비바람에 어부는 노래하고 나무꾼은 춤을 춘다. 그러나 이러한 태평시대에 요순 같은 성군도 오히려 교화의 찌꺼기 있어 천지를 수용할 수 없음을 어찌하랴! 요순이 이름을 모르고 온 나라가 흥망의 일을 관여치 않아도 구름과 함께 동정호를 차지할 줄 알았으니…."

또 이런 법문을 하였다. "입을 꼭 닫아도 때때로 말을 하며 혓바닥을 잘라버려도 쉴새없이 재잘댄다. 가장 절묘한 것은 눈 속의 티끌이니 이미 절묘하다 해 놓고 어찌하여 눈 속의 티끌이라 하는가? 깨달았다, 깨달았다 할 때 그것을 깨달았다 할 수 없고, 현묘하다, 현묘하다 하는 곳도 역시 꾸짖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