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이암 유권(伊菴有權)스님의 하안거 결제법문
이암 권(伊菴有權)스님은 임안(臨安) 창화현(昌化顯)사람이며 무암 법전(無菴法全)스님의 법제자이다. 만년사(萬年寺)의 주지로 세상에 나아가 9년 동안 한 자리에 머무는 사이에 법회가 크게 떨쳤다. 그러나 유권스님은 몸소 계율을 지키며 대중을 받들고 언행이 모두 법도가 있었다. 대체적으로 불지 단유(佛智端裕), 수암 수(誰菴粹)스님의 법을 따랐으며 회하에는 항상 500대중이 안주하였다.
스님은 진영에 스스로 찬을 썼다.
코는 메부리를 닮아
천리 밖의 사람과 마주하도다
만년사의 종지를 알고자 하는가
이것이 바로 그것이라네
鼻如鷹觜 對面千里
要識萬年 只這便是
총림에서 모두 이 찬을 애송하였으며 그 후 스님은 상주(常州) 화장사(華藏寺)로 옮겨갔다. 여름결제 때 대중법문을 하였다.
"오늘 아침 포대의 주둥이를 꽁꽁 묶어 놓았으니, 눈 밝은 납승들은 이리저리 달아날 생각을 말라. 마음 작용이 꺼진 곳에서 몸을 뒤집을 줄 알면, 재채기 소리도 사자후가 되리라. 전단림(총림)에서야 마음대로 하랴마는 눈썹을 치켜세우면 정수리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집안 망신만 들통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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